지난해 노조가 36일 동안 전면파업을 벌였던 경북대병원에서 또다시 노사 간 분란이 이는 이유는 병원측이 제시한 단체협약안 때문이다.

7일 공공운수노조 의료연대본부 경북대병원분회(비상대책위원장 우성환)에 따르면 지난 2월부터 시작된 교섭이 파행을 겪으며 갈등의 골이 깊어지고 있다. 노사는 올해 들어 고소고발을 취하하기로 하고 단체협약 체결을 위한 교섭을 시작한 바 있다. 갈등은 병원이 단협안을 내면서 시작됐다.

분회 관계자는 “병원측이 기존 단체협약에서 후퇴한 개악안을 50개 조항이나 제시하고 심의를 강요하다 최근 일방적으로 교섭장을 퇴장했다”고 비난했다. 경북대병원은 지난해 말 분회에 단체협약 해지를 통보했다. 해지통보 후 6개월 동안 협약을 체결하지 못하면 단협은 해지된다. 50개 조항 삭제 및 변경 요구를 담은 병원측 단협안은 새로운 협약 체결을 위한 협상 과정에서 제출됐다. 지난 1일에는 노사 간 대화 창구 역할을 했던 사측 노무 담당실무자도 교체됐다.

분회에 따르면 병원측이 제시한 단협안에는 보건수당 삭제나 퇴직수당 축소 등 근로조건 저하 조항과 조합원 교육시간축소, 노조 간부 대의원 노조활동시간 축소, 근로시간면제자 업무보고 의무화 같은 노조활동 위축 조항이 포함됐다. 병원측은 부서 통폐합 때 노조와 협의하도록 한 조항도 삭제할 것을 요구했다.

우성환 비상대책위원장은 “대구경북지역의 공공의료 중심병원인 경북대병원이 지역주민의 존경을 받으려면 먼저 노사관계를 안정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해 노조는 의료비를 폭등시키는 제3병원 건립 반대와 인력충원요구로 파업을 했지만 병원은 노조요구를 무시하고 수익중심 경영으로 일방통행하며 노조활동 위축과 근로조건 후퇴까지 강행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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