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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상수 공공운수노조 위원장] "국민 고용안정 위해 공공기관 퇴출제·연봉제 막겠다"
▲ 정기훈 기자

민주노총이 4월 선제적 총파업을 준비하고 있다. 정부는 최근 퇴출제·연봉제를 주요 내용으로 하는 2단계 공공기관 정상화 추진 방향을 발표했다. 지난달 1일부터 3년 임기를 시작한 조상수(50·사진) 공공운수노조 위원장은 "정부 공세는 위기이자 기회"라며 "승리하는 싸움을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조 위원장은 2단계 공공기관 정상화 대책이 정부가 추진 중인 노동시장 구조개선 대책을 공공기관부터 도입하기 위해 준비된 것이라고 봤다. 공공기관을 희생양 삼으려는 정부의 전략이라는 것이다. 조 위원장은 "지난해에는 양대 노총 공공부문노조 공동대책위원회가 무기력하게 무너졌지만 올해는 다를 것"이라며 "공기업 1군 10개 노조가 앞장서 투쟁전선을 치도록 준비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조합원 교육을 강화해 정부의 실리공세에 무너지지 않도록 현장을 강화하겠다는 계획도 내놓았다. 조 위원장은 "공공기관에서 퇴출제·연봉제를 필두로 한 노동시장 구조개악을 막는 것이 전체 국민의 고용을 지키는 것"이라며 "4월에 1차, 6월에 2차 투쟁전선을 쳐서 정부 공세에 대응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인터뷰는 지난 3일 오전 서울 대림동 노조 회의실에서 진행됐다.

"모든 세력 함께하는 통합운영 하겠다"

- 선거운동 기간에 통합지도부 구성을 주요 공약으로 내걸었다. 공공운수노조에 왜 통합지도부가 필요한가.

"단위노조만 아니라 산별노조·총연맹을 끌고 가려면 통합운영은 기본이다. 다른 의견을 가진 쪽을 존중해 주고 그들에게 검증받는 기회를 줘야 한다.

노조에 두 가지 과제가 놓여 있다. 우선 이명박-박근혜로 이어지는 노동탄압, 특히 공공기관에 대한 탄압을 돌파하려면 모든 세력이 힘을 모아야 한다.

산별전환이 완료되지 않은 상태라는 점도 고려해야 한다. 산별운동이 연맹으로 후퇴하지 않고 노조로 가려면 산별운동을 했던 세력이 힘을 모아야 하는 상황이다. 지도부 임기 3년 동안 노조에 주어진 조직과제와 투쟁방향에 합의한다면 통합지도부를 구성할 수 있을 것이다.

오는 25일 부위원장 선거 이후 통합운영이 가능한 지도부 체계가 갖춰질 것으로 기대한다. 통합운영 과정에 대한 합의가 선거 과정에서 도출되면 공공운수노조는 사실상 통합지도부 체계로 운영될 것이다."

- 산별사업·산별투쟁으로 성과를 내고, 성과를 바탕으로 산별전환을 독려하겠다는 구상을 밝혔는데.

"현장에서 가까운 업종 특성끼리 모으려고 했는데, 중앙 차원에서 사업을 진행하다 보니 성과가 나지 않았다. 현장이 튼튼하지 않으면 산별로 가기 어렵다.

공공기관노조와 소산별노조를 중심으로 아직 산별전환을 못한 조직이 있다. 공공운수노조는 이런 노조를 묶기 위해 공공기관사업본부를 설치했다. 공공기관의 공동사업과 공동투쟁을 통해 대정부 협의나 교섭을 발전시키고, 그 과정에서 산별노조의 힘을 조합원들이 체감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박근혜 정부가 올해 추진하는 2단계 공공기관 정상화 대책을 저지하면 산별전환 동력이 커질 것이다."

"경쟁하면 공공서비스 파괴, 민영화 좌시하지 않겠다"

- 정부가 2단계 공공기관 정상화 추진 방향을 발표했다.

"2단계 정상화 대책은 공공기관에 퇴출제·연봉제·임금피크제를 도입하고, 공공기관 기능조정이라는 이름하에 사회간접자본(SOC)부터 단계적으로 민영화를 추진하겠다는 것이다.

공공기관의 목적은 공공서비스를 안전하고 안정적으로 공급하는 데 있다. 그런데 퇴출제·연봉제는 안전하고 안정적 서비스를 막는 제도다. 노동자들의 협동과 숙련이 어우러져야 안정적으로 서비스를 공급할 수 있데 정부는 공공노동자들을 경쟁시키려 한다.

박근혜 대통령이 퇴출제를 하겠다는 것은 세월호 참사가 다시 발생해도 상관없다는, 공공서비스를 포기하겠다는 선언이라고 본다. 국민으로부터 엄청난 저항을 받았던 민영화 정책을 다시 들고나온 점도 주목하고 있다. 공공서비스 자체를 없애겠다는 시도다.

올해 싸움은 지난해와 다를 것이다. 지난해에는 일부 공공기관의 복지가 사회적 인식에 비해 과도하고 조정할 필요가 있다는 판단을 한 노조들이 있었다. 하지만 퇴출제는 받아들일 수 없다. 조합원끼리 경쟁하는 정책이 도입되면 민주노조 존립도 위태로워진다. 기필코 막아야 하기 때문에 노조의 대응자세도 확연히 다를 것이다."

- 지난해 양대 노총 공공부문노조 공동대책위원회를 중심으로 싸웠지만 결국 정부에 밀렸다. 어떻게 평가하나.

"정부의 2단계 대책은 전체 노동시장 구조개악을 올해 안에 해내려고 공공기관을 희생양으로 삼겠다는 전략이다. 지난해 밀어붙여 보니까 생각보다 쉽게 밀렸다고 판단한 것이다. 정부가 공세적으로 나오는 이유다.

지난해 정부는 9월까지 정상화 대책에 합의하라고 하고선 6월에 합의하면 인센티브를 주겠다고 치고 들어왔다. 공대위는 6월 파업이 안 되니 9월로 미루자고 결정했다. 엇박자가 난 셈이다. 인센티브·임금동결 같은 정부 공세가 이어지자 실리논리에 먹힌 조합원들이 노조 지도부를 압박하는 상황으로 번졌다.

조합원은 실리논리에 왜 무너졌을까. 공공기관 복지를 지켜야 한다는 사회적 명분이나 자신감이 없었기 때문이다. 전체 사회복지의 보루 역할을 한다든지, 우리에게 주어진 복지를 나눠 쓰겠다는 것과 같은 투쟁의 사회적 목적을 노조가 제시하지 못했다. 이번에는 전체 노동자와 국민과 함께하는 싸움이 되도록 프레임을 제대로 짜야 한다.

공대위를 중심으로 광범위하게 전선을 칠 것이다. 민주노총이 실리가 아닌 연대의 가치, 그리고 투쟁을 앞장서 보여 줘야 한다. 공공운수노조가 그 역할을 해야 하는데 지난해 그러지 못했다. 연대를 유지하는 데 급급했다는 반성을 하고 있다. 공공운수노조가 현장 투쟁력을 모으고, 중심을 잡고 연대해야 공대위가 실패하지 않는다고 판단한다."

"공공부문노조 경영평가군별 모임으로 투쟁동력 높여야"

- 올해도 공대위를 중심으로 공동대응을 시작했다.

"철도와 전력이 포함된 공기업 1군 10개 노조가 중요하다. 공공운수노조에 4개, 공공노련에 6개가 있다. 여기서 무너지면 싸움이 끝난다. 경영평가 평가군별로 모이자고 제안할 것이다. 평가를 매기는 단위에서 경영평가 차별방지를 위해 성과급을 공동분배한다는 내용에 합의하면 이 싸움은 이긴다. 실현 가능할지 모르지만 논의를 시작될 생각이다.

아울러 실리적 논리에 무너지지 않도록 투쟁전선을 세울 것이다. 어영부영하다 파업을 하지 못한 지난해와 같은 실기는 하지 않겠다. 민주노총이 총파업을 하는 4월에 1차, 경영평가를 앞둔 6월에 2차 투쟁전선을 펼치겠다. 11월에 총파업을 하는 방안도 논의 중이다."

- 공대위가 박근혜 정부를 이길 수 있다고 보나.

"지난해에는 버티는 게 안 됐다. 이후 노조 선거에서 지도부에 대한 냉엄한 평가가 이뤄졌다. 조합원들에 의해 불신임 받고 새로운 지도부를 구성한 노조도 생겨났다. 연봉제·퇴출제는 지난해보다 사안이 더 중대해서 노조 지도부들이 합의서에 도장 찍기가 쉽지 않을 것이다.

박근혜 대통령 지지율이 엄청 떨어지고 있는 상황도 주목해야 한다. 정치권에서도 내년 총선을 앞두고 올해 자기 목소리를 내기 시작할 것이다. 이런 정치 상황이 노동계가 자신감을 회복하는 기제가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공공기관 퇴출제 저지는 국민 고용 지키는 것"

- 지난해에는 정부가 내세운 복지축소 프레임에 노조가 밀렸는데.

"조합원들에게 성과급과 임금동결 압박을 극복할 수 있도록 투쟁의 가치를 제시할 것이다. 호봉제·근속승진제를 유지했을 때 공공기관 노동자와 공공서비스에 어떤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인지에 대한 전망을 내놔야 한다. 단기적인 어려움을 뛰어넘는 정신적 무장이 필요하다.

공공기관에서 퇴출제·연봉제를 필두로 한 노동시장 구조개악을 막는 것은 전 국민의 고용을 지키는 것이다. 공공서비스를 확대하고 공공부문에서 일자리를 창출해야 하는 데 정부는 반대로 가고 있다. 민영화를 추진하고, 공공부문 노동자의 고용불안과 소득을 줄이려고 한다. 이 두 가지를 주요 프레임을 가져가야 한다."

- 민주노총의 4월 선제적 총파업 결정을 어떻게 보나.

"한상균 민주노총 위원장은 올해 총파업 돌입을 공약으로 내걸고 당선됐다. 총파업 계획 제출은 당연하다. 하반기 총파업 이야기도 있었지만 4월 선제 총파업으로 의견이 모아졌다. 싸움에서 중요한 것은 시점이다. 살아 있는 파업을 하고, 파업동력을 키우기 위해서는 뒷북치는 싸움을 해서는 안 된다. 정부가 3월 노동시장 구조개악을 마무리하려 한다. 그런 다음에 파업하자고 하면 어느 노동자가 나서겠나. 민주노총은 승리하는 싸움을 만들기 위해 선제적 총파업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 총파업을 준비하는 공공운수노조의 각오는.

"합법·불법을 가리지 말고 노동자 죽이는 정리해고를 막는 싸움을 할 것이다. 물론 조합원들을 설득하기가 쉽지 않다. 그런데 공공운수노조 공기업 중 쟁의권이 있는 사업장이 있다. 쟁의권이 없는 사업장에서도 총파업을 논의할 생각이다. 간부 연가 파업을 비롯해 투쟁주간을 설정해 총파업 효과를 극대화시키는 방안을 찾는 중이다. 여론을 움직일 수 전국적 네트워크를 가진 노조를 중심으로 총파업에 어떻게 기여할 것인지 고민하고 있다."

제정남  jjn@labor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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