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중공업그룹 계열사인 하이투자증권이 전체 직원 26% 규모의 대규모 구조조정을 예고한 가운데 사무금융노조 하이투자증권지부(지부장 박정현)가 반발하고 나섰다. 지부는 “경영실패에 따른 책임을 노동자에게 전가하고 있다”며 반대투쟁을 예고했다.

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부는 3일 오후 서울 여의도 본사에서 임시대의원대회와 수도권 조합원 결의대회를 차례로 연다. 5일 부산, 6일 울산에서도 조합원 결의대회를 개최한다. 지부는 지난달 29일 비상운영위원회를 소집해 이 같은 투쟁계획을 확정했다.

지부는 비상대책위원회로 조직을 전환하고, 전 조합원들에게 투쟁조끼 착용과 구조조정 반대 리본을 패용하라는 지침을 내렸다. 중식·퇴근 선전전도 진행한다.

지부는 “임원들이 경영실패에 책임지는 자세를 보이지 않고 있다”며 “회사의 주춧돌이자 영업기반인 점포를 지키기 위해 투쟁하겠다”고 밝혔다.

하이투자증권은 지난달 29일 모기업인 현대중공업의 실적 부진과 리테일 부문 영업수익의 지속적 감소를 이유로 2월 중순까지 권고사직을 포함한 250명 규모의 명예퇴직을 실시하겠다고 발표했다.

지난해 9월 말 현재 하이투자증권의 직원은 961명인데, 전체 직원의 26%를 밀어내겠다는 것이다. 회사는 명예퇴직자에게 월급여 기준 15개월치 위로금을 지급하겠다고 밝혔다. 전국 영업정 49곳 중 20곳을 폐쇄한다.

하이투자증권측은 “리테일 부문은 2009년 이후 영업수익이 지속적으로 감소해 지난해의 경우 2009년의 65.5% 수준으로 떨어졌고, 손익분기점(BEP)이 2011년 209억원 적자에서 지난해 386억원 적자로 급격히 악화됐다”며 “본사 영업부문도 성과유지 불확실성이 확대되고 있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박정현 지부장과 서태환 사장이 지난달 28일 만났지만 입장차만 확인했다. 서 사장은 “명예퇴직을 전제로 한 협상은 가능하다”는 입장을 전했고, 박 지부장은 “구조조정을 철회하라”고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 지부장은 “회사 구조조정이 점포폐쇄와 명예퇴직에 그치지 않을 것”이라며 “고정급 비율을 낮추고 성과임금체계를 강화해 노동자들이 스스로 회사를 떠나게 만드는 수순을 밟을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물러설 수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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