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고급기술 인력의 해외유출이 최근 들어 늘어나면서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이 우려의 소리는 단순히 인력유출 급증에 대한 것 뿐만 아니라 들어오는 고급인력이 나가는 인력에 훨씬 못 미친다는데 있다.

노동인력의 기업 및 국제 간 이동 자체는 거시적 관점에서는 부정적으로만 볼 사안은 아니다. 노동시장의 유연성 제고와 함께 노동력의 효율적인 배분을 달성할 수 있는 등 긍정적인 측면도 적지 않다. 그러나 기업은 물론 국가 차원에서 핵심인력 유출의 원인을 분석하고 효과적인 관련대책을 마련하는 것은 시급하다고 본다. 인력 유출로 인한 기업과 국가적 차원의 손실도 결코 무시할 수 없기 때문이다.

외국의 저명한 컨설팅회사의 조사에 의하면 기업이 핵심인력을 대체하려면 기존 인력에 드는 비용의 4배가 넘어야 한다고 한다. 연구기관 및 국가의 경우에도 고급인력 순유출이 계속되면 국내 연구기반이 약화되고 부가가치가 높은 지식 및 노하우 창출은 그만큼 줄어들게 된다. 이는 곧기업 및 국가경쟁력 저하로 이어진다.

매출액이나 외형 규모보다는 핵심인력을 어떻게 조달하고 관리하느냐에 따라 기업의 가치가 결정되는 시대에 우리 모두 이미 들어서 있다. 따라서 근로자의 의식과 행태를 포함한 노동시장의 변화에 적응하지 못하는 기업과 국가는 점점 뒤질 수 밖에 없다. 특히 외국계 회사의 진출과 '헤드 헌터'와 같은 인력알선기관이 활성화되면서 핵심인력 관리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는다.

이 같은 맥락에서 전문근로자들의 경우 보수보다는 도전 및 배움의 기회가 얼마나 주어지느냐를 제일 중요하게 고려한다는 조사결과는 모든 조직의 경영자가 깊이 되새겨야할 대목임에 틀림없다. 조직문화의 유연성도 인력유출을 막는 중요한 결정요인이란 점도 잊어서는 안될 것이다.

그렇다고 고급인력의 국외유출에 대해서 비판만을 가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못하다. 도리어 문제의 초점은 우리도 국적을 불문하고 외국의 고급인력을 유입할 수 있는 제도와 유인을 갖추는 데에 맞추어야 할 것이다. 미국이 최근 전문인 비자 쿼터를 늘려가면서 고급기술인력을 전 세계에서 유입하고 있다는 점은 타산지석으로 삼아야 할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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