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승철 민주노총 위원장이(왼쪽) 씨앤앰 문제 해결을 촉구하며 16일 오후 세종로 파이낸스빌딩 앞 농성장에서 삭발하고 있다. 오른쪽은 김영수 케이블방송비정규직지부 지부장. 정기훈 기자
씨앤앰의 비정규 노동자들이 전면파업에 돌입했다. 원청인 씨앤앰과 희망연대노조·협력사가 참여하는 3자 협의체가 다시 가동됐지만 좀처럼 타결점을 찾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희망연대노조 케이블방송비정규직지부(지부장 김영수)는 16일 오전 "해고자 복직과 고용보장·임단협 체결 등을 촉구하는 전면파업을 시작한다"고 밝혔다. 지난달 18일부터 전면파업을 벌이고 있는 씨앤앰지부(정규직) 300여명에 이어 협력업체 조합원 400여명이 파업에 돌입하면서 파업 규모는 크게 확대됐다.

15일 진행된 3자 협의체 협상이 파업의 도화선이 됐다. 이날 협상에서 씨앤앰은 해고자 복직방안으로 109명 중 40명을 지역 망관리 외주업체를 신설해 신규고용하겠다는 안을 제시했다. 나머지 해고자에 대한 대안은 없는 상태다. 씨앤앰은 40명을 지역 망관리 업무에 직접채용하고 나머지 인원은 원청 자회사 등을 통해 고용하자는 노조안을 거부했다. 고용보장과 임단협에 대해서도 대안을 제시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박재범 희망연대노조 정책국장은 "경영진이 원청으로서의 책임을 회피하려다 보니 전향적인 안을 못 내는 것 같다"며 "투쟁이 길어질수록 사측 역시 투자유치나 회사 매각 과정에서 불리해진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벌써 35일째 농성 중인 고공농성자의 건강을 위해서라도 노조는 빠른 문제 해결을 위해 가능한 모든 행동을 벌일 것"이라고 밝혔다.

민주노총은 씨앤앰 문제 해결에 적극 개입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이날 오후 신승철 민주노총 위원장은 최문호 희망연대노조 공동위원장·김영수 케이블방송비정규직지부장 등과 함께 삭발을 단행했다. 이들은 "오늘의 삭발은 아직 정신을 못 차린 씨앤앰과 대주주에 보내는 마지막 경고"라고 밝혔다. 신승철 위원장은 "정규직과 비정규직이 똘똘 뭉치고 지역주민과 시민사회가 연대한 씨앤앰 투쟁이 승리해야 통신비정규직과 여러 장기투쟁 사업장 노동자들이 연이어 승리할 수 있다"며 "1천900만 노동자들의 미래가 걸린 씨앤앰 투쟁을 민주노총이 책임지고 시민사회가 뒷받침해 승리할 때까지 함께 나아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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