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노사정위 합의에 따른 체신현업 종사자 정밀인력진단 연구용역 결과의 발표를 앞두고, 체신노조가 8일 업무량 과다로 인한 안전사고로 지난 96년부터 174명의 집배원이 사망하는 등 열악한 근로실태에서 일하고 있다며 집배원의 증원을 주장하고 나섰다.

체신노조(위원장 정현영)는 인력감축과 집배광역화로 집배원 1인당 주행거리가 20㎞정도가 늘어난 이후 지난 96년부터 안전사고로 인해 173명이 사망했으며 중경상자는 1,244명에 이른다고 밝혔다. 또한 인구, 신도시, 빌딩의 증가와 우편물량의 증가(약 18%)로 인해 우체국의 10% 인원은 우편물량의 적체로 집배실에서 숙박을 하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체신노조는 공식자료에는 체신협업 종사자들이 전체 1일 평균 10.87시간을 근무하는 것으로 집계됐으나, 이는 임금이 지급된 것을 기준으로 하는 것이며, 실제로 1일 평균 16∼18시간 정도 근무하고 있다고 밝혔다. 특히 '업무과중으로 인한 건강이상을 느낀 적이 있는가'라는 질문에 53.8%가 '정말 그렇다', '그런 편이다'고 답했다는 것.

이와 관련 체신노조는 "구조조정의 목적이 생산성 향상과 경쟁력 강화가 아닌 인력감축에만 초점을 맞추고 있다"며 "집배원 등 당장 시급한 인력 3,500여명을 즉각 증원하지 않으면 체신현업은 마비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지난해 노사정위원회는 체신부문 구조조정과 관련 2001년 4월말까지 인력진단 연구용역을 실시, 이를 바탕으로 해 인력구조조정을 검토하기로 한 바 있다. 그러나 현재까지 연구용역 결과가 발표되지 않은 상황이다.

한편 체신노조는 한국노총 이남순 위원장과 김대중 대통령의 면담이 성사될 경우, 이남순 위원장을 통해 집배원들의 이같이 열악한 근로실태를 알리는 자료를 김대통령에게 전달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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