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노총이 사상 처음으로 실시하는 임원직선제가 12월3일부터 9일까지 전국 사업장에서 조합원 투표로 진행된다. 선거인명부상 67만명의 조합원이 투표권을 행사해 조직의 수장을 선출한다는 점에서 역사적 의미와 무게가 상당하다. 전 세계적으로도 총연맹 단위 직접선거는 매우 이례적이다. 임원직선제는 향후 민주노총의 성패를 가를 이정표로 자리매김할 개연성이 높다. <매일노동뉴스>가 4개 후보조 위원장 후보 지지글에 이어 수석부위원장 후보와 사무총장 후보에 대한 인물평을 담은 연속기고(기호 순)를 싣는다. 민주노총 조합원들의 선택에 도움이 되기를 바란다.<편집자>


 

 김숙영
보건의료노조 이화의료원지부 조합원

기호 4번 나순자 사무총장 후보는 민주노총이 요구하는 지도자로서의 자질과 역량을 두루 갖춘 적임자다. 지금 민주노총에는 투쟁을 책임지고 승리를 만들어 낼 수 있는 지도력이 필요하다. 1%의 부자를 위해 노동자를 희생양으로 만드는 이명박·박근혜 정권의 반노동 정책으로 인해 노동현장은 그야말로 아수라장이다. 비정규직 양산과 노동양극화, 타임오프제와 복수노조 교섭창구 단일화, 노동기본권 박탈과 노조파괴공작, 정리해고와 손배·가압류, 민영화와 구조조정, 공공기관 가짜 정상화와 단체협약 무력화, 저임금 강요와 임금체계 개편에 이르기까지 그야말로 총체적 공세가 몰아닥치고 있다. 이러한 공세를 책임지고 돌파할 수 있는 지도력이 필요하다.

나순자 후보는 탁월한 감각과 지도력으로 가장 모범적인 산별노조운동을 이끌어 온 탄탄한 경력의 지도자다. 나순자 후보는 27세에 이화의료원노동조합 위원장에 당선돼 보건의료노조 서울지역본부장, 보건의료노조 사무처장과 위원장을 거치며 20년 동안 우리나라 산별노조운동을 개척하고 발전시켜 온 대표적이고 상징적인 지도자다. 94~95년 단위노조 개별교섭을 뛰어넘어 서울지역본부 공동교섭을 만들어 냈고, 96~97년 노동법 개정 총파업 투쟁의 선봉에 섰으며, 2002년 경희의료원과 가톨릭중앙의료원의 217일 장기파업 투쟁을 탁월한 지도력으로 이끌었다. 2004년 14일간의 산별총파업을 통해 직권중재 악법을 뚫고 산별중앙교섭을 성사시키고 주 5일제를 쟁취한 주역이다. 나순자 후보는 부드러운 카리스마로 보건의료 산별노조운동을 성공적으로 이끌어 온 산 역사이자 증인이다. 민주노총이 요구하는 높은 책임성과 투쟁력을 가진 검증된 인물이다.

또 하나, 민주노총에 절실하게 필요한 것은 ‘사회연대’다. 민주노총은 정부와 자본의 집중적인 공격과 내부 분열로 인해 사회적으로 고립돼 있다. 사회적 고립을 극복해 국민에게 신뢰받고, 국민에게 희망을 주는 민주노총을 만드는 것이 지상과제다.

나순자 후보는 ‘돈보다 생명을’이라는, 노동운동에서 보기 드문 대중적이고 인상적인 캐치프레이즈를 들고 의료공공성운동을 성공적으로 만들어 온 지도자다. 병실 내 TV 무료시청, CT·MRI·식대 보험 적용, 무상의료운동, 보호자 없는 병원운동, 영리병원 도입 저지와 공공의료 확충운동 등 국민의 의료비 부담을 덜고 의료공공성을 강화하는 투쟁을 선두에서 이끌었다. 사회공공성 투쟁의 모범을 만들고 성공가능성을 개척해온 지도자다. 나순자 후보의 이러한 경험과 역량은 민주노총이 필요로 하는 사회적 노동운동, 국민공감 노동운동의 중요한 자산이 될 것이다.

나순자 후보의 특별한 장점은 ‘현장성’이다. 산별노조의 중앙지도부로 활동할 때는 항상 “현장·소통·사람”을 가장 중요한 활동의 원칙으로 삼았고, 현장토론을 중시했다. 보건의료노조 사무처장과 위원장을 역임하고서도 현장이 어려울 때 다시 현장으로 돌아가 투쟁을 승리로 이끌었다. 이화의료원 동대문병원이 폐업했을 때 단 한 명의 해고자도 없이 이화의료원 목동병원으로 전원 고용승계를 쟁취했고, 2012년에는 심종두 공인노무사와 창조 노무법인의 노조파괴 공작에 맞서 28일간 이화의료원 파업투쟁을 통해 민주노조를 지켜 냈다. 나순자 후보는 철저히 현장과 함께하고 현장을 책임지는 현장형 지도자다.

나순자 후보가 가진 중요한 강점과 매력은 솔직함과 진정성을 바탕으로 타인과 소통하려는 자세다. 나순자 후보는 자신의 부족한 점을 솔직히 인정할 줄 알고 배우려고 노력한다. 전국 순회유세 과정에서 수많은 간부와 조합원을 만나고 있는 나순자 후보는 “새로운 세상을 만나고 있다”며 눈빛을 반짝인다. 현장의 요구를 속속들이 알기 위해 가장 열심히 들으려 한다. 그리고 민주노총의 무한한 가능성을 확인하고 새로운 열정으로 고무돼 있다. 지난 20여년간 나는 그가 남을 속이거나 피하거나 거들먹거리는 것을 단 한 번도 본 적이 없다. 나순자 후보, 그에게는 민주노총에 필요한 진정성이 넘쳐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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