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노총이 사상 처음으로 실시하는 임원직선제가 12월3일부터 9일까지 전국 사업장에서 조합원 투표로 진행된다. 선거인명부상 67만명의 조합원이 투표권을 행사해 조직의 수장을 선출한다는 점에서 역사적 의미와 무게가 상당하다. 전 세계적으로도 총연맹 단위 직접선거는 매우 이례적이다. 임원직선제는 향후 민주노총의 성패를 가를 이정표로 자리매김할 개연성이 높다. <매일노동뉴스>가 4개 후보조 위원장 후보 지지글에 이어 수석부위원장 후보와 사무총장 후보에 대한 인물평을 담은 연속기고(기호 순)를 싣는다. 민주노총 조합원들의 선택에 도움이 되기를 바란다.<편집자>


 

김태균
전 서울지하철노조 차량지부장

민주노총 선거에 수석부위원장 후보로 출마한 기호 2번 최종진 동지를 말하려면 서울지하철 현장을 언급하지 않을 수 없다. 서울지하철 현장의 아픔과 기쁨을 함께한 동지이기 때문이다.

서울지하철은 1987년 8월 노동조합이 건설되고 2014년 11월 현재까지 비약적인 성장을 했다. 궤도사업장의 맏형답게 현장의 자존심과 궤도노동자의 연대를 위해 투쟁한 역사가 서울지하철 노조의 역사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하지만 그 이면에는 서울지하철을 ‘파업철’이라고 왜곡하고 탄압하는 자본가 권력과 유착한 세력의 끝없는 준동이 있어 왔다. 작게 시작된 이런 움직임은 급기야 이명박 정권과 결탁해 현장을 더욱 분열시키고 기만했다. 하지만 권력에 기생하는 노조운동은 조합원 대중의 관심으로부터 멀어지고, 권력의 이중대로 그 역할을 다하다가 생을 마감한다는 것이 역사의 교훈이다.

최종진 후보는 정권의 비호세력에 맞서 현장의 요구를 받아안고 투쟁해 온 지하철의 살아 있는 투사라 할 수 있다. 또한 최종진 후보는 민주세력의 기형화에 맞선 지하철의 올곧은 투사다.

박원순 서울시장이 당선된 이후 지하철 민주파 중 특정세력은 박원순 시장의 정치와 함께하는 기형적인 정치세력화를 추구하고 있다. 파업위원장이 서울시 공기업의 임원으로 선임되고, 이를 통해 현장의 고통이 노동자 투쟁이 아닌 타협으로 해결될 수 있다는 개량적인 환상이 유포되고 있다. 노동자 계급의 정체성이 부정되고, 현장노동자의 아픔으로부터 시작되는 독자적인 노동자 정치세력화는 남의 일로 여겨지고 있다. 이런 경향은 결국 우리들의 체력을 저하시키는 결과를 가져올 수밖에 없다. 하체 부실이 가져오는 무너짐 현상은 곳곳에서 발생할 수 있고 실제 진행되고 있다.

박원순 시장이 과거 어떻게 살아왔던 간에 그는 현재 새정치민주연합의 당원이다. 특히 서울시장은 서울지하철의 사용자다. 이 지점이 서울지하철 노조가 마주한 근본적인 차이다. 자신의 권력을 안정적으로 지켜야 하는 정치인일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이런 정치인의 이해와 지하철 노동자의 이해는 결코 같을 수가 없다. 지하철 노동자들은 스스로의 이해를 위해 독자적인 정치적 세력을 갖춰 나가야 한다.

최종진 후보는 바로 이러한 민주진영의 기형화에 맞서면서 현장노동자의 독자적인 정치세력화를 위해 투쟁한 지하철의 투사다. 최종진 후보가 민주노총의 살아 있는 투사 쌍용차 한상균 후보, 전교조 이영주 후보와 함께 ‘단 한 번의 승리’를 위해 출사표를 던진 것에 대해 개인적으로 무한한 박수를 보내고 싶다.

민주노총 선거의 중요성을 더 이상 거론할 필요 없이 정세는 절박하다. 정권 차원의 공세가 방향을 가리지 않고 몰아치고 있다. 차분하게 준비해서 싸운다는 말의 한가함을 안다. 절박한 사람들이 정세 인식을 절박하게 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자연인 종진이 형이 민주노총의 수석부위원장 후보인 최종진 후보로 불리는 것이 전혀 어색할 리 없고, 한국 노동운동의 산 투사들인 쌍용차 한상균 후보, 전교조 이영주 후보와 함께 출마한 것이 지극히 자연스럽게 비춰지는 이유는, 자연인 종진이 형이 살아왔던 삶이 투사의 삶이었기 때문이다. 권력의 탄압에 굴하지 않았던 최종진. 민주노조의 어긋남을 외면하지 않았던 최종진. 메마른 착취의 지축을 흔드는 ‘승리의 기관차’ 최종진. 민주노총이 그와 함께 새로운 역사를 써 내려가길 기대해 본다. 투쟁!

저작권자 © 매일노동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