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노총이 사상 처음으로 실시하는 임원직선제(12월3~9일)가 보름 앞으로 다가왔다. 선거인명부상 67만명의 조합원이 투표권을 행사해 조직의 수장을 선출한다는 점에서 역사적 의미와 무게가 상당하다. 전 세계적으로도 총연맹 단위 직접선거는 매우 이례적이다. 임원직선제는 향후 민주노총의 성패를 가를 이정표로 자리매김할 개연성이 높다. <매일노동뉴스>가 4개 후보조에 대한 인물평과 함께 공약을 소개하는 연속기고(기호 순)를 싣는다. 민주노총 조합원들의 선택에 도움이 되기를 바란다.<편집자>

 

김순자
울산지역연대노조 울산과학대지부장

내가 기호 3번 허영구 위원장 후보를 처음 만난 때는 2012년 19대 총선 당시였다. 그때 나는 진보신당(현 노동당)의 비례대표 후보였는데, 홍대 앞에서 청소노동자 관련 기자회견을 하고 있을 때였다. 당시 선거캠프에서 함께하던 이갑용(전 민주노총 위원장) 동지가 허영구 동지를 소개해 줬다.

무슨 연구원이었다고 들은 데다 빼빼 마르고 똑똑하게 말을 잘하는 모습을 보고 나니 첫인상은 선생님 혹은 샌님 같았다. 그런 첫인상은 얼마 안 가 바뀌었다. 나는 19대 대통령선거에 무소속 후보로 출마했는데 그때 허영구 후보가 선대본부장을 맡아 줬다. 당시에 나는 출마하면서 ‘비정규·불안정 노동과 신자유주의 반대, 금융수탈 체제의 종식’을 주요 의제로 내세웠다. 허영구 후보가 해박한 지식을 바탕으로 정말 큰 도움을 줬다.

허 후보는 그저 똑똑한 샌님이 아니었다. 허영구 후보는 대선 기간에 선대본부장으로서 정말 열심히 뛰어다녔다. 대선이 끝나고 우리의 가장 큰 성과는 비정규·불안정 노동 사회에 전면으로 반대하며 싸울 ‘알바연대’가 만들어졌다는 것이다. 지금은 그 알바연대에서 알바노조가 탄생했는데, 그 과정에서 투쟁하고 조직해 나간 사람이 바로 허영구 후보였다. 나와 함께 알바연대 공동대표도 맡았다. 말만 하는 이론가가 아니라 행동까지 하는 실천가라는 것을 느꼈다.

쌍용자동차 정리해고 무효소송에서도 허영구 후보가 활동했던 투기자본감시센터가 큰 역할을 했다고 들었다. 비록 대법원이 말도 안 되는 판결을 내려 안타깝지만 말이다. 허영구 후보는 누구보다도 먼저 행동하고 실천하는 분이다. 곁에서 그를 봐 온 사람이면 누구나 아낌없이 지지할 것이다.

허영구 후보를 처음 만나고 지금까지 느낀 점은 신자유주의나 금융수탈 체제, 비정규·불안정 노동 사회에 대한 인식이 누구보다 분명한 분이라는 거다. 내가 울산과학대 비정규직 청소노동자라서 그런지 그런 면을 더 많이 느낀다.

또한 허 후보가 지금까지 누구보다도 앞장서서 투쟁해 온 분이라는 사실이 중요하다. 허영구 후보는 이번 민주노총 선거에도 5대 혁신 과제를 들고나왔다. 우리 같은 비정규·불안정 노동자들이 양산되는 사회에서 민주노총이 어떻게 투쟁해 나가야 하는지, 민주노총이 어떻게 노동자들 앞에 믿음직스럽고 자랑스럽게 우뚝 설 수 있는지를 이야기하고 있다. 처음부터 한결같이 투쟁의 선두에서 실천하고 있는 허영구 후보라면 분명히 민주노총 혁신을 이뤄 내고 비정규·불안정 노동 사회를 바꿔 나갈 수 있을 것이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 추신 : 민주노총 울산지역본부 울산지역연대노조 울산과학대지부 조합원들이 150일 넘게 파업투쟁을 전개하고 있다. 정몽준 일가를 비롯한 현대중공업 자본의 악랄한 노조 흔들기에도 굴하지 않고 꿋꿋하게 파업을 벌이고 있는 울산과학대지부 조합원들에게도 많은 연대와 지지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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