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헌
전국지역업종일반노동조합협의회 부의장

* 신현대아파트 경비노동자 이만수 열사의 억울한 원혼 앞에서 민주노총의 혁신단결과 투쟁승리를 염원하며 다시 한 번 ‘조합원 직선운동’을 제안한다.



우려와 기대 속에 민주노총 임원직선 레이스가 시작된 가운데 4팀의 후보조가 출발선을 떠났다. 어려운 결단으로 선거에 나선 모든 임원후보들에게 격려의 박수를 보낸다. 이번 선거가 민주노총 혁신과 승리의 디딤돌이 되기를 염원한다. 후보들의 공명정대한 선거운동과 조합원들의 적극적인 참여가 직선제 성공의 관건이다. ‘대중적 후보추대’를 촉구했던 사람으로서 몇 마디 의견을 드린다.

골방 선거운동으로 허비한 한 달

제 정파가 후보논의에 들어간 10월 한 달은 참으로 실망스런 시간이었다. 조합원들의 관심과 참여가 승패를 좌우하는 직선제에서 매우 중요한 후보 추대가 골방에서 진행됐기 때문이다. 정파운동 혁신과 ‘조합원 직선운동’의 힘찬 출발을 기대하며 제 정파에 촉구했던 ‘대중적 후보추대’ 제안은 전혀 수용되지 못했다.

정파 수장들에 의한 후보 낙점과 권력지분 나누기 중심의 낡은 방식이 되풀이됐다. 직선제를 민주노총 혁신의 지렛대로 만들어 가야 할 활동가들이 낡은 의식과 관행에서 벗어나지 못한 탓이다.

어떤 활동가는 후보선출 방식이 정파혁신과 무슨 상관이 있느냐며 짜증스런 항변을 하기도 했다. ‘인사가 만사’라는 말이 있다. 어떤 종류의 선거든 누가 후보가 되느냐는 안팎의 관심거리다. 사실 모든 조직운동에서 가장 큰 권력은 각종 공직선거에 나설 후보를 결정하는 공천권이다. 후보 선출 과정을 공개적·대중적으로 추진하자는 대중적 후보추대 제안은 후보 공천권을 평회원들과 우호대중에게 돌려주자는 것이다. 그런 점에서 대중적 후보추대는 조합원 직선운동의 중요한 내용일 뿐만 아니라 정파운동 혁신전략이라 할 수 있다.

조합원의 힘으로 반드시 성공하는 직선제로

어쨌든 선거운동은 시작됐다. 이제 남은 것은 후보들의 정정당당한 경쟁과 조합원들의 대중적 참여로 직선제를 성공시키는 일뿐이다.

우선 직선제 자체를 정착시키는 것이 중요하다는 판단에 따라 지나친 경쟁이 빚을 수 있는 문제점을 걱정하기도 했다. 부정선거 시비와 조합원들의 외면이 그것이다.

그래서 가능하면 1차 선거로 마무리될 수 있도록 좌우를 가리지 않고 후보군 압축을 위해 노력했다. 하지만 현재와 같은 4파전에서 그 가능성은 희박해졌다. 결선진출을 위한 후보들의 필사적인 노력이 전개될 수밖에 없는 현실이다.

후보들의 경쟁과 조합원 참여는 서로 영향을 주고받는다. 따라서 공정선거와 투표참여를 중심으로 하는 조합원 직선운동이 중요하다. 후보들을 못 믿어서가 아니라 박근혜 정권 3년 동안 민주노조운동이 역사적 사활을 건 투쟁을 준비해야 하기 때문이다. 자본과 정권에게 작은 실수나 허점도 보여서는 안 된다.

선거가 끝나면 모두가 다시 힘을 모아야 한다. 혁신과 단결로 승리하는 투쟁을 이끌어 낼 강력한 지도력을 염원하는 입장에서 특히 강조하고 싶은 것은 적극적 투표참가로 재적조합원 과반이 지지하는 당선자를 배출하자는 것이다. 결선투표로 가더라도 더 많은 투표참여가 이뤄져야 한다.

우리 모두 기호 5번 후보로 나서자

한 달이라는 긴 시간을 들여 모든 조직적 힘을 쏟아붓는 민주노총 임원 선출에 걸맞게 그 결과도 조직 전반에 큰 변화를 가져올 것이다. 당장 예측하기 어렵지만 그만큼 큰 영향을 미칠 사안임은 분명하다. 2천만 노동자 사회, 900만 비정규직 시대에서 역할을 다하는 민주노총으로 혁신하고 재건하기 위한 선거다. 후보와 조합원들이 함께 토론하고, 길을 찾고, 힘을 결집해 가자. 민주주의를 실천하는 한 달을 보내자.

이를 위해 모든 활동가 동지들과 열성 조합원 동지들이 자신의 현장에서 조합원 직선운동에 나설 것을 제안한다. 대학로에서 “내가 민주노총”이라고 외쳤던 그 마음으로 후보들이 당당하고 깨끗한 선거운동을 벌이도록, 조합원들이 선거에 적극 참여하도록 기운을 북돋우는 역할을 떠안자.

마라톤을 보면 선수의 승리를 위해 함께 뛰는 선수가 있다. 민주노총 직선제는 이 땅에 자본천국을 세우려는 자본독재에 맞서 민주노조운동의 명운을 건 큰 투쟁을 준비하는 마라톤의 출발이다. 우리 모두 기호 5번 후보가 돼서 함께 나서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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