잇따른 경찰의 파업농성 강제진압에 대해 민주노총(위원장 단병호)의 대정부 규탄 목소리가 연일 이어지고 있다.

시민사회단체들도 책임자 처벌을 요구하며 발끈하고 나섰고 한나라당도 이미 진상조사에 노동계와 공조하겠다고 밝혀 '분노'는 그야말로 확산되는 분위기다.

그러나 불법파업에는 엄중대처하겠다는 것으로 일관하는 정부의 태도는 군화발에 짓밟힌 힘없는 노동자들을 더욱 측은하게 만들고 있기도 하다. 이러한 속에 민주노총이 4일 과거 민주화운동의 선봉, '386 국회의원'을 긴급 수배하고 나서 눈길을 끌고 있다.

이날 민주노총은 "묵묵히 소외된 사람들과 민주주의를 위해 빛나지 않는 곳에서 싸워 온 다수의 이름없는 이들의 덕택으로 당선된 386출신 의원들이 현 사태에 대해 일제히 침묵을 지키고 있는 것에 실망을 금치 못하겠다"고 밝혀 침묵하는 이들에게 '경고장'을 날렸다.

또 민주노총은 "'5.18 광주술판사건'은 잊을 수 있지만 공권력의 권위를 되살리는데 생존권투쟁을 하던 노동자들이 희생양으로 바쳐지는 것에 침묵하는 것은 결코 용서할 수 없을 것"이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과거 민중항쟁과 민주주의투쟁을 자기들 것인양 내세워 정부여당까지 들어가더니 양주에 취해 임산부까지 폭행한 무자비한 공권력앞에서 아무 말도 못하는 '386'을 어떻게 이해할 수 있겠냐는 것.

실제 '제2의 광주사태'라고까지 표현하게끔 한 공권력의 칼바람앞에 보수정치권의 침묵이야 그렇다 치더라도 그나마 기대를 저버리지 않았던 386의원들의 외면은 노동계를 더욱 서글프게 하지 않을 수 없다.

한편 이러한 민주노총의 원성에 대해 어느 386의원실의 보좌관은 "인사청문회 때문에 요즘 의원님이 정신이 없으셔서..."라는 말로 얼버무리고 말았다. 386출신 의원들, 그들이 줄기차게 내뱉어온 '개혁'은 여기서부터 시작해야 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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