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종준(사진 왼쪽) 하나은행장과 김한조 외환은행장이 19일 오전 하나-외환은행 통합을 위한 선언문에 서명한 뒤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하나금융지주
하나은행과 외환은행이 통합을 공식 선언했다. 5년간 독립경영 보장을 담은 2012년 2·17 합의 당사자인 금융노조 외환은행지부는 투쟁계획을 밝혔고, 하나은행지부도 일방 추진에 반대한다는 뜻을 내비쳐 파장이 예상된다.

두 은행은 19일 오전 서울 신라호텔에서 ‘하나-외환은행 통합을 위한 선언식’을 개최했다. 이들은 선언문에서 “하나은행과 외환은행은 조직의 위기상황을 극복하고 미래성장 동력을 확보하기 위해 합병이 필요함을 인식한다”며 “지금부터 성공적인 통합을 위한 공식적인 절차를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하나금융지주는 “외환은행지부의 통합논의 거부로 협상이 더 이상 진척되지 않고 급변하는 금융환경 속에서 지부의 대응만 기다리다 시기를 놓친다면 영업환경의 불안정성이 지속돼 조직 내 혼란만 커질 것으로 우려되는 상황이었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통합 공식화에 따라 관련 절차도 빠르게 진행될 전망이다. 두 은행은 다음주 중 이사회를 열어 통합계약서를 승인한다. 이사회 승인을 거치면 곧바로 통합추진 실무기구인 통합추진위원회가 출범한다. 문제는 금융위원회의 승인이다. 최근 신제윤 금융위원장의 발언에 따르면 금융위는 합병승인의 전제조건으로 외환은행지부와의 합의서를 요구할 가능성이 높다.

두 은행은 이를 의식한 듯 선언문에 “본격적인 통합절차에 병행해 두 은행의 노조와도 지속적으로 성실한 협의를 계속해 나갈 것임을 약속한다”는 문구를 넣었다. 하나금융은 “(외환은행이) 지난달 7일부터 조기통합 관련 협의요청 공문을 11차례 전달하면서 면담을 요청했지만 (외환은행지부가) 협상에 임하지 않고 있다”며 “고용안정과 근로조건 유지에 관한 제안도 했다”고 설명했다.

외환은행지부의 반발은 계속되고 있다. 지부는 20일 오후 서울 중구 외환은행 본점에서 통합반대 결의대회를 연다. 지부 관계자는 “하나금융이 외환은행 직원 간 분열과 노조 무력화를 획책하면서도 대화니 협의니 운운하고 있다”며 “노사정 합의서마저 팽개치는 자들과 새로운 약속을 한들 누가 책임질 수 있느냐”고 되물었다. 하나은행지부도 비슷한 의견을 냈다. 지부 관계자는 “경영진이 일방적으로 주도하는 통합에 반대한다”며 “내부 문제부터 해결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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