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화문광장 우뚝 선 이순신 장군 동상은 이정표다. 그 앞 분수는 물놀이 명소다. 아이들은 물 만나 더없이 명랑했다. 그 앞자리 천막에서 아빠가 하염없이 말라 갔다. 명을 건 싸움이었다. 명을 다 살지 못한 딸과의 약속이었다. 참사의 진상규명을 촉구했다. 애초 가만히 있으라고 누군가 명했다. 사람들은 항명했다. 서명을 받았다. 다 같이 굶었다. 저마다의 사명을 묵묵히 꾸려 갔다. 천막이 하나둘 늘었다. 잊지 않겠습니다, 오래된 약속이 거기 선명했다. 명운을 건 일이라고 누군가 말했다. 저기 광화문광장에 우뚝 선 천막이 갈림길 이정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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