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계희 기자
금융노조 KB국민은행지부(위원장 성낙조)가 금융감독원에 KB금융지주·국민은행 특별검사 결과 공개와 경영진에 대한 엄중한 제재를 요구했다. 금감원이 한 달째 징계안을 확정하지 못하고 있는 사이에 경영공백을 키우고 있다는 비판도 나왔다.

지부는 2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금감원 앞에서 ‘KB 특별검사 결과 공개 촉구 결의대회’를 열었다. 지부는 “금감원이 감사원과 정치권의 눈치를 보느라 한 달째 결정을 못 내리고 있다”고 비판했다.

금감원 제재심의위원회에는 KB금융·국민은행과 관련해 △주전산기 전환사업 및 카드 분사시 정보제공 관련 사항 △국민주택채권 횡령 사항 △도쿄지점 불법대출 사항을 비롯해 제재 안건이 올라 있다. 임영록 KB금융지주 회장과 이건호 국민은행장을 포함한 임직원이 제재 대상자로 이름을 올렸다.

애초 금감원이 지난달 징계안을 통보한 뒤 최수현 금감원장의 수위 높은 발언이 이어지면서 같은달 26일 제재심의위에서 징계안이 확정될 것으로 예측됐다. 하지만 실상은 달랐다. 이달 3일과 17일에 열린 제재심의위는 관련자를 출석시켜 질의응답을 듣는 데 그쳤다. 24일로 예정된 임시제재심의위 역시 결론을 내지 못할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지부가 비판하는 지점이다. 성낙조 위원장은 “최수현 원장이 임영록 회장과 이건호 행장에게 반드시 책임을 지우겠다더니 감사원이 개입하면서 한 달 넘게 결론을 내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김문호 금융노조 위원장은 “중징계를 하고 물갈이를 하겠다던 최수현 원장이 정권 실세 간 다툼에서 교통정리가 안 되니까 힘이 누가 센지 눈치를 보느라 결정을 못하고 있다”고 반발했다.

성 위원장은 “제재심의위 결정이 늦어질수록 경영공백이 길어지고 국민은행은 망가진다”며 “국민은행이 권력기관 싸움의 희생양이 되고 있다”고 우려했다. 그는 “24일에는 반드시 사건을 종식시켜야 한다”며 “여러 사건을 한꺼번에 결론 내기 어렵다면 주전산기 관련 사항이라도 결정해서 KB 조직을 가지고 장난치는 사람이 누구인지 명백히 가려내야 한다”고 호소했다.
저작권자 © 매일노동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