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조에 가입하지 전에는 '노동자'는 북한에서 쓰는 말이거나 공장 또는 건설현장에서 일하는 사람들만 말하는 거라 생각했어요"

그렇게 생소하던 '노동자'가 이제 자신과 우리를 지칭하는 자연스런 언어가 된 이들은 지난 12월부터 파업 중인 한국통신계약직노조 조합원들이다. '노동자'가 된 후 처음 맞는 노동절은 그래서 이들에게 특별하다.

2년 2개월 동안 고장접수센터에서 근무한 양정화 조합원은 "1년 동안 일요일이나 법정공휴일에도 매일 출근해야 했는데 유일하게 쉬는 날이었고 정규직원들에게 상품이 나오는 날"로 노동절을 기억한다. "계약직원들은 공휴일에도 출근하고 정규직이 하기 싫어하는 숙직도 대신 서고 그랬어요, 휴일근무도 대신해주는 경우가 많은데 계약직 이름으로 특근하면 2∼3만원 주는데 정규직들은 7만원 정도 나왔거든요, 정규직원에게 5만원 정도 받고 그사람 이름으로 대신 일해주는 거죠, 어차피 하는 일을 똑같으니까"

그렇게 정규직과는 다른 근무환경을 같고 있는 비정규직이 전체 노동자의 절반을 넘고 있다. 5년을 전화국에서 계약직으로 근무해온 김도영 조합원은 "우리들도 파업은 남의 일인 줄 알았죠, 노동자의 권리에 대해 아는게 없었어요, 대부분의 비정규직들이 자기들이 얼마나 부당한 대접을 받고 있는지 모르고 있어요, 그저 이렇게 견디다 보면 정규직이 되겠지 하는 희망으로 일하는 거죠"

이들은 어서 파업이 끝나고 일자리로 돌아가는 게 가장 큰 바램이지만 '계약직'으로는 돌아가지 않겠다고 말한다. '노동자는 하나'라고 말하지만 하지만 대부분의 비정규직 노동자들에게 정규직 노동자는 '다른 세상'의 사람들이다. 그래서 "이번 노동절은 정규직들이 주변의 비정규직과 함께 할 수 있는 기회가 됐으면 한다"는 것이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바램이다.

한편 지난 목동전화국 점거농성 이후 조직을 정비하고 있는 노조 이춘하 위원장 직무대행은 "비정규직이 없는 세상을 위해 비정규직의 희망이 되는 조직이 되겠다"고 노동절을 맞는 각오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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