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지주회사들이 자회사의 배당이나 브랜드수수료·용역비로 영업수익의 절반 이상을 거둬들이는 것으로 분석됐다.

경제개혁연구소는 8일 ‘지주회사의 수익구조 분석’ 보고서에서 "지주회사의 제품이나 상품 매출액 비중이 전체 영업수익의 47.3%"라고 밝혔다. 나머지는 배당수익과 브랜드수수료·임대수익·기타용역수익으로 채워졌다. 지주회사는 지난 99년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공정거래법)이 개정되면서 허용됐다. 이후 정부가 조세감면 혜택을 주면서 현재 127개가 설립돼 있다. 경제개혁연구소는 이 중 상장된 50곳을 분석대상으로 삼았다.

이들 분석대상 지주회사는 2010년부터 4년 동안 25조원의 영업수익을 얻었다. 제품과 상품매출이 11조9천억원(47.3%)이었고, 배당수익은 6조7천억원(26.6%), 브랜드수수료는 2조9천억원(11.4%), 기타용역수익은 2조7천억원(10.7%), 임대수익은 9천억원(3.7%)으로 나타났다.

배당금수익과 브랜드수수료는 대부분 종속회사에서 얻은 수익이다. 기타용역수익은 지주회사가 자회사에게 제공하는 경영자문료나 교육용역수수료가 대부분을 차지했다. 임대수익은 지주회사가 보유하고 있는 부동산에서 발생한 수익이다. 지주회사 수익의 절반이 영업이 아니라 자회사를 소유했다는 이유만으로 발생하고 있는 셈이다.

배당금수익이 가장 많은 회사는 (주)SK로 배당 규모가 5천614억원이나 됐다. 이어 SK이노베이션이 3천340억원, LG가 2천483억원, GS가 1천525억원, 두산이 611억원으로 집계됐다. 분석대상 지주회사 중 30곳이 자회사에서 브랜드수수료를 걷었다. 연평균 브랜드수수료를 가장 많이 받은 회사는 LG(평균 2천645억원)였다.

50개 지주회사 중 직원수가 5명 이하가 6곳(12%)이나 됐고, 전체의 58%(29곳)가 50명 이하 직원으로 회사를 운영했다. 연구소 관계자는 “지주회사의 역할이나 수익구조에 비춰 너무 적은 인원이 근무하고 있는 경우 역할이 무엇인지, 실제 무엇을 하고 그 대가로 받고 있는 수익의 적정성은 있는지 살펴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브랜드수수료나 경영자문료 등 자회사로부터 수취하는 수익의 기준은 확인하기 어렵고 확인가능한 회사라도 적정성을 판단하기 어렵다”며 “공정거래위원회가 불공정거래 가능성을 조사하고, 지주회사의 자회사 지분요건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주문했다.
저작권자 © 매일노동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