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은행권의 수익성 악화가 주식이나 채권·외환·파생상품 같은 투자손실, 즉 기타영업수익 감소 때문인 것으로 나타났다. 은행권이 해법으로 추진하고 있는 영업점 폐쇄와 구조조정이 역효과를 낼 것이라는 주장이 제기됐다.

금융경제연구소가 6일 공개한 ‘최근 국내은행 수익성 하락 현상과 구조조정 확산’ 보고서에 따르면 국내은행의 수익성 악화를 이끈 결정적 요인은 이자수익이나 수수료수익이 아니라 기타영업수익으로 확인됐다. 국내 시중은행의 기타영업수익은 2009년 말 84조8천300억원에서 2010년 말 9조5천500억원으로 90% 가까이 감소했다. 기타영업수익 하락은 계속됐다. 2011년 말 다시 25% 감소한 7조1천300억원으로 떨어졌고 지난해 3분기에는 4조6천억원으로 하락했다. 2012년 말 15조7천억원으로 깜짝 증가했지만 추세를 뒤집지는 못했다.

이자수익이 2009년 12조2천억원에서 2012년 3분기까지 큰 변화가 없다가 2012년 말 11조8천억원(3.28%), 지난해 말 10조2천억원(13.5%) 감소한 것이나 수수료 수익이 1조600억~1조2천500억원 사이에서 움직인 것과 비교된다.

기타영업수익 비중은 2009년 84%에서 지난해 말 46%로 반토막 났다. 최근 5년 동안 국내 시중은행의 주요 손실항목은 매도가능 주식·채권 손익이나 외환 관련 손익, 위험회피 대상 관련 손익, 파생상품 관련 손익 같은 비이자부문(기타영업수익)이었다.

그럼에도 은행권은 활로를 점포폐쇄나 인력 구조조정에서 찾고 있었다. 채지윤 금융경제연구소 연구위원은 “은행산업의 점포 축소나 인력 구조조정 확산은 비이자부문의 거대손실을 메우기 위해 그나마 안정적인 이자수익 부문의 사업을 축소시키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이자수익이나 수수료 수익 같은 안정적인 수익원을 지속적으로 유지할 수 있는 방안을 강구하고, 비이자부문의 손실 축소를 위한 직접적인 전략과 면밀한 검토가 필요하다”며 “숙련 금융인력에 대한 투자와 안정적인 근로여건 보장, 은행지점과 영업점을 확대하는 것이 근본적인 대안”이라고 충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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