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명옷 차림 노인이 새 신을 신느라 허리 굽어 바빴다. 짚신은 난생처음. 짚자리 깔고 거듭 절했다. 도끼 한 자루 앞자리 두고 꿇어앉아 호소했다. 신신당부였다. 이른바 '도끼 상소'였다. 기초연금은 약속이었다. 선거가 끝났으니 헌신짝 신세였다. 가난한 노인은 낡은 짚신짝 처지였다. 짚신 삼던 시절은 지났다. 잘 벼린 도끼 앞자리 두고 상소에 목숨 걸던 것도 다 옛일이다. 그런데 사람들이 왕왕 거기 청와대 들머리에 모여 그 옛날 세습왕조시대의 풍습을 재현한다. 다분히 현실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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