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윤성희 기자
과거 평화의 댐에서 최근 유우성씨 간첩증거 조작사건에 이르기까지 언론이 남북관계를 보도하면서 이념적 편향성과 편 가르기 행태를 보이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이원섭 가천대 교수(언론영상학과)는 12일 오후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사)권영길과 나아지는 살림살이(이사장 권영길)가 주최한 ‘남북관계 개선과 언론의 역할’ 학술토론회에서 이같이 주장했다.

이 교수는 '2014년 남북관계 개선과 언론의 과제' 주제발표에서 “한국 언론은 권위주의 정권하에서 반북 정서를 유포하고 기득권을 대변하는 기제로 기능해 왔다”며 “언론계의 이념적 편향성·선정주의·획일적 보도·대북 전문성 부족 문제가 심각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대표적인 사례로 △정부의 조작 발표를 받아 대대적으로 보도한 인민혁명당 사건 △사실관계가 확인되지 않은 선정적 보도로 일관한 장성택 조선노동당 국방위원회 부위원장 처형사건을 꼽았다.

이 교수는 이와 함께 종북 논란과 관련해 “보수언론은 부정적인 종북 용어를 일반화시키고 상대 진영에 덧씌우고 매도하는 식으로 진영논리를 적나라하게 드러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러한 문제들의 원인에는 정부의 언론통제 관행, 보수언론의 압도적 우세 구조, 언론계 내부의 비민주적 조직논리와 보수성이 자리 잡고 있다”고 말했다.

한국기자협회와 언론노조는 1995년 평화통일과 남북화해·협력을 위한 보도·제작준칙을 제정했다. 냉전시대의 편견을 벗어난 객관적 보도와 민족 동질성 회복 추구를 화두로 삼은 준칙이다. 이 교수는 “중요한 것은 준칙이 실제 현장에서 얼마나 지켜지느냐 여부”라며 “언론은 굳은 의지를 갖고 내부를 성찰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한편 권영길 이사장은 ‘평화통일과 언론의 역할’을 주제로 기조발제를 했다. 배성규 조선일보 기자·김보근 한겨레평화연구소장·최상훈 인터내셔널 뉴욕타임즈 기자·이호규 동국대 교수(신문방송학과)가 토론자로 참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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