렉스엘이앤지(옛 기륭전자)가 노조에 알리지 않고 기습적으로 사무실을 이전해 논란이 되고 있다. 해고자들이 8년 만에 현장에 복직했지만 8개월째 업무배치를 받지 못하고 있던 와중에 벌어진 일이다.

1일 금속노조 기륭전자분회(분회장 유흥희)에 따르면 지난달 30일 오전 9시께 이사업체가 서울 동작구 신대방동에 위치한 렉스엘이앤지 본사 사무실에 있는 책상·캐비닛 등 사무실 집기를 빼냈다. 분회 조합원이 이사업체 직원에게 항의해 8층 사무실에 있는 집기 일부는 가져가지 못했다. 회사는 사무실 이전을 분회에 고지하지 않았다. 새로 이전한 사무실 위치도 알려 주지 않고 있다.

렉스엘이앤지는 사무실 임대료 5천여만원을 납부하지 않아 건물주와 마찰을 빚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건물주는 지난달 23일 오전 본사 사무실에 대한 단전 조치를 단행했다.

유흥희 분회장은 “회사가 공식적이든 비공식적이든 입장을 밝힌 적이 없고, 상의 한 번 없이 사무실을 이전했다”며 “코스닥 상장을 유지하고, 경영정상화를 하겠다는 회사가 노조와 아무런 대화 없이 사태를 악화시키고 있다”고 비판했다.

분회 조합원 10명은 지난해 5월 복직한 뒤 이달 현재까지 업무배치를 받지 못했다. 월급도 8개월째 체불된 상태다.

한편 위성방송 수신기와 DMB 등을 생산한 렉스엘이앤지는 2012년 연매출 200억원을 넘었지만 최근 들어 경영난을 겪고 있다. 회사는 지난해 10월 유아이커머스와 10억원대의 LED TV 생산계약을 체결했는데, 경영난을 이유로 지난달 31일 계약을 해지했다. 게다가 상장 등록법인임에도 기업 재무자료를 성실하게 공개하지 않고 있다. 한국거래소는 이달 27일까지 렉스엘이앤지에 대한 불성실공시법인 지정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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