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무금융서비스노조 위원장에 김현정(45·사진) 비씨카드지부장이 당선됐다. 김 당선자는 지난 19일 조합원 직선제로 뽑힌 사무금융노조의 첫 위원장으로 기록됐다. 집행부는 김금숙 수석부위원장(연맹 부위원장)·임남수 부위원장(LIG손해보험지부장)·이한진 사무처장(진보금융네트워크 연구실장)으로 꾸렸다. 김 당선자에 따르면 통합형 집행부다.

그는 “국회와 협의해 사모펀드와 관련한 제도를 개선하는 것이 1차 목표”라며 “환경노동위원회·정무위원회와 협의체를 구성하겠다”고 밝혔다. <매일노동뉴스>가 20일 서울 서초동 비씨카드 본사에서 그를 만났다.

- 임원선거 후보등록 과정에서 등록자가 없어 한 차례 유예됐는데.

“사무금융노조가 출범한 뒤 2년간 조직분열이 있었고, 갈등도 많이 있었다. 지부장들이 이런 식으로 가다가는 산별 자체가 깨질 것 같다는 위기감을 느꼈다. 산별노조 4개 업종본부장이 모여 논의를 했고, 이번에는 통합형 리더십을 가진 후보를 만들자는 공감대가 형성됐다. 각 업종본부별로 지부장 회의를 열어 저를 공동으로 추대하기로 결정했다. 사실 오늘(20일)이 비씨카드지부장(4선)으로 취임하는 날이다. 현직 지부장인데 산별노조 위원장을 하는 것이 적합하지 않다는 판단이 들어 고사했다. 하지만 출마요구가 계속됐고, 거절하는 것이 책임감 있는 자세가 아닌 것 같아 역할을 맡기로 결정했다. 시간이 촉박했다. 3일 연장하는 동안 러닝메이트 후보들을 갖췄다.”

- 전국농협노조 문제는 여전히 불씨가 꺼지지 않은 것 같다. 어떻게 풀 생각인가.

“농협노조 문제는 지역본부 중 일부가 산별노조로 가입하는 과정에서 농협노조와 산별로 전환한 4개 지부 사이에 갈등이 폭발한 것이다. 그런 조직갈등을 풀 적임자라고 해서 추대했겠지만 실제로 갈등이 있는 양쪽 당사자들이 적극적으로 역할을 하겠다고 약속을 해 줬다. 일단 통합 집행부가 당선된 것 자체만으로도 조직갈등 문제는 해결할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본다. 공식적인 의결기구나 회의단위에서 공개토론을 통해 농협노조뿐만 아니라 다른 업종 지부장들이 공감할 수 있는 논의를 거치면 충분히 해결할 수 있을 것이다.”

- 공약에서 산별노조 강화를 강조했는데.

“노동자와 직결되는 법 개정이나 제도개선 과정에서 국회나 정부와 협의를 통해 사전에 노동자들의 얘기를 반영시키는 것이 산별노조의 존재이유다. 환경노동위원회나 정무위원회와 협의체를 구성해 정기적으로 논의하겠다. 또 하나는 금융권 노동자들이 상당히 많은 매각 이슈에 노출돼 있다는 것이다. 조합원들의 생존권과 관련한 매각저지 투쟁을 더욱 강화시킬 것이다. 산별 본조의 기능을 구조조정 저지나 정책으로 특화해 개편할 생각을 가지고 있다.”

- 금융권 최대 현안이 구조조정인 것 같다.

“법이나 제도를 만드는 과정에서 산별노조가 제 기능을 했다면 사실 증권사 인허가 남발을 막아 내거나 어느 정도는 저지시킬 수 있었다. 그렇게 하지 못했다는 것에 반성하고 있다. 최근 금융위원회에서 금융업 경쟁력 강화방안·자본시장 활성화 방안·사모펀드 규제완화 방안을 잇따라 발표했다. 특이한 것은 매물로 나온 금융기관마다 사모펀드가 본입찰에 참여하고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되고 있다는 것이다. 금융위 눈에는 회사를 일궈 온 노동자들이 없는 것이다. 사모펀드의 특징은 입찰가를 높게 써낸 뒤 비싸게 되파는 것이다. 이윤을 위해 구조조정할 게 뻔하다. 금융의 공공성 측면에서도 투기자본인 사모펀드에 금융기관 매각을 허용하는 것 자체가 문제다. 이와 관련한 제도를 개선할 수 있도록 국회와 협의하는 것이 1차적인 대응이다. 사모펀드에 매각되거나 일반 금융자본에 인수되는 경우를 나눠 투쟁 매뉴얼을 만들 생각이다.”

- 임기 동안 꼭 이루고 싶은 일이 있다면.

“산별노조 위원장으로서 법·제도 개선이나 구조조정 저지투쟁을 열심히 하겠지만 실질적인 결과물을 내는 것이 중요하다. 결과물을 내면 산별노조에 대한 신뢰가 생길 것이다. 그것을 기반으로 해서 연맹에서 전환하지 않은 조직들을 산별로 전환시키고, 미조직 조직들도 산별로 전환해서 실질적으로 대산별을 완성할 수 있도록 투쟁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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