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22일 오전 서울시청 앞에서 열린 '도시철도 기관사대회' 참가자들이 "기관사 자살 책임자를 처벌하라"고 촉구하고 있다. 배혜정 기자
서울도시철도공사 기관사들의 잇단 자살과 관련해 서울도시철도노조(위원장 이재문)가 책임자 처벌과 최적근무위원회 권고안 이행을 촉구하고 나섰다.

노조는 지난 22일 오전 서울시청 앞에서 조합원 1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도시철도 기관사 대회'를 열고 "김기춘 공사 사장과 이희순 운영본부장은 기관사 자살사건의 책임을 지고 사퇴하라"고 요구했다.

이재문 위원장은 이날 "공사가 최적근무위원회 권고안을 비롯한 조직문화 개선에 나서지 않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 위원장에 따르면 지난해 공황장애를 앓던 고 이재민 기관사가 목숨을 끊자 서울시 지시로 설치된 지하철최적근무위원회는 올해 3월 "1인 승무체계 운영을 재고하라"는 내용을 포함한 7개항의 권고안을 냈다. 하지만 공사는 지금까지 권고안을 이행하지 않고 있다.

노조는 특히 "이희순 운영본부장이 주도하는 강압적 노무관리로 인해 기관사들이 우울증과 스트레스를 겪다 결국 자살로 내몰리고 있다"고 주장했다. 노조는 이 본부장이 운전처 승무팀장과 운전계획팀장으로 재직하던 시절 불법 노무관리 프로그램을 만들고 이를 주도적으로 시행한 것으로 보고 있다.

최근 공사의 노무관리 실태를 공개한 김태훈 노조 승무본부장은 "자살의 원인을 제공한 이 본부장은 범죄자인 만큼 범죄자가 기관사 자살에 대한 대책을 세우는 것은 맞지 않다"며 "서울시가 나서 공사 인적쇄신을 하고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노조는 서울시에 책임자 처벌과 대책 마련을 요구하며 한 달 가까이 서울시청 앞에서 노숙농성을 벌이고 있다. 25일로 농성 29일째를 맞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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