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운수노조 인천공항지역지부(지부장 조성덕)가 다음달부터 인천공항 토목시설 유지관리 업무를 맡는 신규업체와 하청노동자들의 고용승계 문제를 놓고 갈등을 겪고 있다.

29일 지부에 따르면 인천공항 토목시설 유지관리 4기 용역업체로 선정된 KR산업은 이전 용역업체에서 일하던 토목지회 소속 하청노동자 53명에 대한 고용승계 합의서를 작성하자는 지부의 요구를 거부하고 있다.

지부는 이달 15일 KR산업에 △조합원 53명 전원에 대한 임금·노동조건 저하 없는 고용승계 △조합원 인사기록 기존업체 자료로 대체 △업무 개시 후 임금·단체협약 체결을 위한 교섭을 요구하는 공문을 보냈다.

KR산업은 고용승계 원칙은 지키겠지만 합의서를 작성하지는 않겠다는 입장이다. KR산업 현장준비단장은 이날 <매일노동뉴스>와의 통화에서 "본사에서 이미 공문서상으로 고용승계 뜻을 밝힌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지부는 "KR산업이 법적 효력도 없는 공문서로 대체하려고 한다"고 반발했다. 신철 지부 정책국장은 "고용승계를 할 용의가 있다면 합의서 작성을 못할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신 국장은 "KR산업이 입찰시 공항공사에 제출한 '근로조건 이행확약서' 내용을 지키겠다는 일종의 확약서를 작성해 달라는 것"이라며 "고용승계가 안 될 경우 용역업체가 변경되는 다음달 1일부터 53명 전원이 업무를 거부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지부가 고용승계를 합의서로 보장받고자 하는 이유는 과거 업체변경 과정에서 노조간부를 중심으로 해고하거나 고용승계를 조건으로 노동·임금 조건 저하를 시도한 경우가 있었기 때문이다. 김치훈 지부 토목지회장은 "5년 단위로 계약할 때마다 고용불안에 시달리고 있다"며 "당장 이번주 내로 실직자가 될 수 있는 상황이라 불안하다"고 말했다.

한편 인천공항 전력계통 유지·보수 업체인 한전산업개발(주)과 지부는 지난달 전력지회 119명 전원에 대한 고용승계 합의서를 작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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