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배혜정 기자
공공운수노조 의료연대본부 서울대병원분회(분회장 현정희)의 파업이 병원측의 교섭거부로 장기화 우려를 낳고 있다.

파업 이틀째인 24일 오후 분회 관계자는 "병원이 교섭을 계속 거부하고 있어 전망이 보이지 않는다"며 "교섭을 거부하면서 파업을 유도하는 전략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임금인상(20만9천원)과 함께 의사성과급제 폐지·적정진료시간 보장 등 공공성 강화를 요구하는 분회측과 임금동결 불가피를 주장하는 병원측의 입장이 좁혀지지 않고 있다. 교섭이 열리더라도 타협점을 찾을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분회는 "병원측이 교섭에서 안을 제시하면 분회도 그에 맞는 전향적인 안을 제시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의료연대본부는 이날 오후 교육부가 있는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후문에서 조합원 결의대회를 개최했다. 최근 국립대병원들이 무리한 병상확대를 하면서 인력부족 사태가 벌어지고 있는데도 교육부가 총정원제를 이유로 인력을 통제하고 관리·감독을 소홀히 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현정희 분회장은 "오병희 서울대병원장이 취임 한 달도 안 돼 비상경영을 선포하면서 운영비용 10%를 절감하라고 한 뒤 무슨 일이 벌어졌냐"고 반문한 뒤 "병동에는 싸구려 주사기·장갑이 들어왔고, 교수들은 한 번에 환자 3~4명을 마취시켜 놓고 이 수술방 저 수술방을 돌아다니며 수술을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현 분회장은 이어 "비단 서울대병원만의 문제가 아니다"며 "충북대·경북대·제주대병원 등 모든 공공병원이 함께 싸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양윤란 의료연대본부 제주지부장은 "제주 서귀포의료원에서도 과잉진료와 임금체불 문제가 벌어지고 있다"며 "의료공공성 보장을 위해 함께 싸우겠다"고 밝혔다.

참가자들은 "국립대병원을 관리·감독해야 할 교육부의 직무유기로 국립대병원이 돈벌이 의료의 첨병역할을 하고 있다"며 "감독기관인 교육부가 의료공공성 강화에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날 결의대회에는 서울대병원분회를 비롯한 경북대·충북대·강원대병원 등 국립대학병원분회 조합원과 연대단체회원 500여명이 참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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