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산업인력공단(이사장 송영중)이 실시하는 청년층 대상 해외취업연수가 어학연수 프로그램으로 변질됐다는 지적이 나왔다.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홍영표 민주당 의원은 22일 고용노동부 산하기관 대상 국정감사에서 “1인당 정부보조금 950만원이 투입된 해외취업연수의 현지 임금 수준이 20만원에 불과하고, 연수내용 대부분이 영어교육으로 채워지고 있다”고 밝혔다.

홍 의원에 따르면 공단의 해외취업연수 프로그램에 선정된 경북과학대의 ‘피지 사무행정 및 레저스포츠 강사 양성과정’의 경우 연수생들에게 지급되는 한 달 임금이 300~480피지달러에 불과하다. 300피지달러를 현재 환율로 환산하면 17만4천원이다. 6개월의 연수기간 동안 지방자치단체가 지원하는 생계비(한 달 50만원)에도 못 미친다.

임금이 턱없이 낮지만 연수 참여자가 몰리는 이유는 따로 있다. 총 960시간의 교육시간 중 ‘피지의 생활과 문화’ 교육 20시간을 뺀 나머지 940시간이 영어교육으로 채워지기 때문이다. 사실상 국비지원 어학연수 프로그램이 돼 버렸다.

이 밖에 (주)해외교육진흥원의 ‘피지국립대학교 행정직 및 공항관리공단 취업연수과정’이나 동명대의 호주 연수프로그램도 대동소이하다는 것이 홍 의원의 설명이다.

홍 의원은 “연수생들은 심지어 현지취업이 불가능한 비자를 발급받아 해외에 나가고 있다”며 “월급 20만원 받게 하려고 올해만 90억원의 예산을 쏟아부은 대표적인 예산낭비 사업”이라고 꼬집었다.

이에 대해 송영중 이사장은 “기술훈련도 중요하지만 청년들의 해외취업을 가로막는 가장 높은 장벽이 언어”라며 “비자 문제는 취업이 가능한 비자로 변경했다”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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