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그룹이 복수노조 도입에 대비해 소위 ‘알박기 노조’로 불리는 어용노조 활용전략을 도모했다는 내용을 담은 ‘2012년 S그룹 노사전략 문건’(S문건) 내용의 상당 부분이 실행에 옮겨진 것으로 확인됐다. 이달 14일 문제의 문건을 공개한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심상정 정의당 의원이 21일 삼성그룹의 부당노동행위 혐의를 뒷받침하는 추가자료를 공개했다.

S문건에는 4개에 달하는 ‘PU’(Paper Union)의 존재가 언급되고 있다. 이와 관련해 심 의원은 이날 고용노동부 확인 결과를 토대로 “87년 설립된 삼성화재노조(조합원 7명), 2000년 설립된 에스원노조(조합원 5명), 2003년 설립된 호텔신라노조(조합원 2명), 2011년 설립된 에버랜드노조(조합원 4명) 등이 서류상 노조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에버랜드노조는 2011년 7월1일 복수노조 시행 직전인 같은해 6월20일 설립됐다.<본지 2011년 7월7일자 '복수노조 허용 직전 삼성에버랜드에 노조 생겼다' 참조> S문건에 적시된 “에버랜드 친회사 노조 설립(6월20일)”이라는 내용과 일치한다.

이처럼 복수노조 대응용이라는 의혹을 받고 있는 에버랜드노조는 설립 9일 만인 그해 6월29일 단체협상을 마무리했다. 그런데 S문건에는 “(에버랜드노조보다 뒤에 설립된 복수노조인) 삼성노조는 개정 노동법에 따라 향후 2년간 단체교섭 요구 불가”라고 명시돼 있다. 복수노조 시행일 이전에 어용노조와 교섭을 마무리하고, 그 뒤 신규노조가 만들어지더라도 교섭을 요구하지 못하도록 선수를 친 것이다. 이러한 계획은 모두 현실화됐다. 이러한 일련의 과정에 대해 S문건에는 “친사(親社)노조 설립은 신중하게 판단, 부당노동행위로 제소될 가능성 100%”라고 단서가 붙어 있다. 불법 논란이 야기될 것을 알고서도, 노동자들의 자생적인 노조활동을 막기 위해 어용노조 전략을 구사했다는 얘기다.

심 의원은 “추가 확인이 필요하겠지만 S문건과 노동부 자료를 종합하면 적어도 에버랜드노조는 서류상 노조라는 것이 입증된 셈”이라며 “노동부는 에버랜드노조뿐만 아니라 나머지 3개 노조에 대한 실체를 분명히 밝히고, 어용노조로 드러날 경우 노조설립신고 반려를 통보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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