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빵셔틀이라고 아시죠? 학교폭력 중 하나인데 저희도 학교장이 학교비정규직에게 행하는 떡셔틀·커피셔틀·수박셔틀에 노출돼 있어요.”(초등학교 전산실무사 박아무개씨)

“제가 지난해 한 해 동안 일한 시간을 계산해 보니 6천800시간이 넘더군요. 올해 추석에는 공휴일이 겹쳐 6박7일 동안 학교에 갇혀 지냈어요.”(중학교 야간당직기사 이아무개씨)

학교에서 조리원·야간당직기사·영어회화전문강사 등으로 일하는 학교비정규 노동자들이 국회의원들을 포함한 청중 앞에서 마이크를 잡았다. 이들은 교육현장에서 벌어지는 다양한 유형의 차별에 대해 입을 열었다.

7일 오후 국회 의원회관 제5간담회실에서 민주당 을지로위원회와 같은 당 소속 우원식·유기홍 의원, 공공운수노조 전회련학교비정규직본부 주최로 '을(乙)중의 을(乙) 학교비정규 노동자 실태 증언대회'가 열렸다.

서울의 한 초등학교 급식실에서 10여년 동안 조리원으로 일했다는 박아무개씨는 "아프거나 다쳐도 병가나 보건휴가는 그림의 떡"이라고 말했다.

“조리실은 뜨거운 물·기름, 미끄러운 바닥, 날카로운 조리도구 등 위험투성이에요. 한여름에도 위생모에 장화·마스크까지 착용해야 합니다. 체감온도는 섭씨 60도가 넘어요. 얼마나 더 견딜 수 있을지 걱정입니다.”

이처럼 강도 높은 노동에 시달리는데도 학교비정규 노동자의 기본급은 20년을 일하든 1년을 일하든 같다. 근무경력이 인정되지 않기 때문이다.

박씨는 “경력을 인정받는 호봉제가 제도화돼 한 가족 4인 기준 최저생계비인 150만원의 월급은 받아야 휴일 아르바이트를 하지 않아도 살 수 있을 것 같다”고 하소연했다.

경기도의 한 초등학교에서 일하는 안아무개씨는 “나라가 필요하다고 뽑아 놓고 이제 와서 나 몰라라 하고 있다”며 전국 6천여명에 달하는 영어회화전문강사들의 고용불안을 토로했다.

정부는 2009년 9월 초·중등학교 영어교육 확대 방침에 따라 4년 임기의 영어회화전문강사들을 대거 채용했다가 계약만료가 도래하자 해고방침을 세웠다. 노동계의 반발이 거세지자 기준에 따라 “동일학교 재임용”은 가능하도록 지침을 바꿨다.

안씨는 “학교에서 4년간 일했는데도 동일 학교에서 다시 일하기 위해 또 시험을 보는 것은 상식적으로 말이 안 된다”며 “교육부가 일한 경력을 전혀 인정하지 않는 것은 영어회화전문강사들의 가슴에 대못을 박는 해고에 다름 아니다”고 비판했다.

전회련본부 관계자는 “공교육 서비스는 계속 확대되고 있지만 정부는 정작 그 업무를 수행할 노동자에 대해서는 어떠한 고려도 하지 않았다”며 “단순히 일자리 확대실적 부풀리기에만 골몰한 나머지 학교현장에는 어떤 공공부문보다 심각한 비정규직 문제가 도사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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