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조 커뮤니티에 작성된 재단 관련 비판글을 입수해 문제 삼는 등 노조탄압 의혹을 받고 있는 국립박물관문화재단(사장 김선득)이 이번에는 정기인사 시기가 아닌데도 조합원 28명에 대한 무더기 인사발령을 단행했다. 노조 커뮤니티에 글을 올리거나 노조활동에 적극적이었던 직원을 대상으로 인사발령이 이뤄져 보복인사 논란이 일고 있다.<본지 9월11일자 6면 참조>

3일 공공연맹 국립박물관문화재단노조(위원장 안상민)에 따르면 재단은 지난달 24일 직원들이 모두 퇴근한 밤 9시께 사내 그룹웨어에 10월1일자 인사발령을 공지했다.

문제는 업무를 고려하지 않은 마구잡이식 인사를 단행했다는 것이다. 사무실 직원들을 매장(카페·문화상품점 등)으로 발령하는가 하면, 상품 디자이너를 매장 근무로 전환했다. 출판담당으로 고용한 직원은 상품디자이너로 발령했다. 심지어 공연기획자는 무대기술보조직으로 보냈고, 서울 지원부서 근무자는 경주 매장 직원과 맞바꿨다.

안상민 위원장은 <매일노동뉴스>와의 통화에서 "근로기준법에 따르면 업무상 발령의 필요성이나 효율성에 따라 인사발령이 이뤄져야 하고, 해당 노동자가 생활상 불이익을 받지 않도록 고려해야 하는데 재단은 직원들과 아무런 사전협의도, 정당한 이유도 없이 전직을 강요했다"며 "대부분 노조 커뮤니티에 글을 올렸거나 노조활동을 열심히 한 직원들을 대상으로 한 보복성 인사"라고 비판했다.

노조는 보복성 인사를 철회하지 않으면 서울지방노동위원회에 고발할 방침이다. 노조가 반발하자 재단은 "인사발령에 대한 불만과 이견을 수렴해 조정하겠다"며 10월1일자 발령을 중지한 상황이다.

안 위원장은 "재단이 후속조치를 취하지 않고 있다"며 "인사발령을 철회하지 않으면 노동위원회에 고발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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