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기훈 기자
언제나처럼 기자들이 북적인다. 땀 냄새 진동한다. 움직일 틈 없이 꼭 붙어 살 부빈다. 생방송 연결을 기다리며 기자는 꼬이기 십상인 압수수색 한 마디를 주문처럼 되뇐다. 사다리 붙잡던 막내 기자는 틈틈이 빵과 우유를 사 나르고, 바닥에 앉아 깜박 졸던 누구는 카메라 셔터 소리에 화들짝 놀라 두리번거린다. 저마다 스마트폰 들어 뉴스를 검색하고, 노트북 펴고 뉴스를 전송한다. 이따금 회관 청소노동자가 어렵사리 좁은 틈을 지났다. 마침내, 신체 압수수색을 마친 이석기 의원이 나왔으니 플래시가 번쩍, 카메라가 바짝, 여기저기 비명이 섞인다. 기어코 몇몇이 사다리에서 넘어지고 만다. 거기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 519호 앞 복도가 아수라장, 그 일거수일투족이 주요 뉴스가 된다. 기삿감이다. 초유의 사건이라던데 왠지 익숙한 풍경, 기시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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