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농성해제 했는데도… 희망버스의 '폭주본능'” 한 보수 인터넷언론의 지난 12일자 기사 제목입니다. 해당 언론사는 “네비게이션이 고장 난 희망버스 어디로 갈까?”라고 지적했습니다.

- 희망버스는 이달 31일 예정대로 현대차 울산공장으로 향할 예정입니다. 희망버스를 기획하고 있는 비정규 노동자는 기자와의 전화 통화에서 “2차 행사에서는 비정규 노동자들의 목소리를 전달하기 위해 다양한 문화제를 준비하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 ‘폭력버스’, ‘희망버스 폭주본능’ 등 희망버스를 왜곡하려는 보수언론의 움직임은 이전부터 적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희망버스의 네비게이션은 항상 한 길이었습니다. 바로 “함께 살자”입니다.

- 혹시 ‘폭주(暴走 : 매우 빠른속도로 난폭하게 달림)”가 아닌 ‘폭주(暴注)’라면 맞을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폭주(暴注)는 “비가 갑작스럽게 많이 쏟아짐”이라는 뜻인데요. 정리해고자·비정규 노동자가 비처럼 갑작스럽게 쏟아졌으니, 희망버스는 ‘폭주(暴注)본능’을 저지하기 위한 버스가 아닐까요.

박근혜 정부 6개월, 노동자 한숨만 쌓이네

- 박근혜 정부가 지난 25일로 출범 6개월을 맞았는데요. 26일 열린 청와대 수석비서관회의에서 박 대통령은 "개인적인 사심 없이 반드시 국민들의 행복시대를 열고 대통령으로서의 책임을 지켜나갈 것"이라고 소회를 밝혔다고 합니다.

- 민주노총은 이날 논평을 통해 박근혜 정부 출범 6개월을 평가했는데요. 민주노총은 "박근혜 대통령은 취임사에서 ‘민주’는 ‘민주화와 산업화’라는 단락에서 병렬적으로 언급한 데 그쳤고 ‘노동’은 언급조차 하지 않았다"며 "6개월이 지난 지금, 민주주의는 질식되고 노동기본권은 짓밟히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 출범 당시부터 '무노동 정부'로 불려진 박근혜 정부기 고용률 70% 달성 외에 이렇다 할 노동정책을 제시하지 못한 것에 대한 비판인데요. 박 대통령은 출범 6개월 맞은 이날 이례적으로 금속노조 현대차지부 파업을 겨냥해 "분규로 인한 손실을 미리 막고 잘 관리하라"고 강경한 발언을 쏟아내 오히려 노정관계의 험로를 예고하고 있습니다.

- 국민행복의 시대를 열겠다는 대통령이라면 노동자의 목소리에 가장 귀를 기울여야 하지 않을까요.

현대차지부 대변인의 문자메시지

- 부분파업을 하고 있는 금속노조 현대자동차지부에서 언론을 담당하고 있는 권오일 대외협력실장이 26일 오전 언론사 기자들에게 문자메시지를 보냈는데요. 최근 언론사들이 현대차지부 파업과 관련해 "역대 최고 손실을 기록했다"고 보도한 것에 대한 항의의 표시였습니다.

- 권 실장은 "현대차 파업으로 역대 최대 2조원 이상 생산손실이라고 언론들이 앞다퉈 대문짝만하게 보도하는데 참말 기가 막히다"며 "노조는 법으로 정해진 정당하고 합법적인 파업을 진행하는데 임단협 무력화와 노조파괴공작을 일삼고 노사관계를 파행으로 몰아가는 사측에 대해서는 아무런 책임도 없는 것처럼 주장하는 것에 대해 심히 유감스럽다"고 말했습니다.

- 문자메시지를 통해 항의한다고 해서 언론보도 행태는 바뀌지 않을 것이라는 점을 현대차지부도 잘 알 것인데요. 오죽 답답했으면 그랬겠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 사실 현대차 등 대기업노조의 파업 때마다 생산손실과 해외생산 운운하면서 나타나는 비난여론은 이미 전가의 보도처럼 되고 있습니다. 정치적인 목적이나 사용자의 경영권에 개입하기 위해 파업하면 불법파업이라고, 경제적인 목적을 위해 파업하면 이기적이라고 떠드는 일부 언론과 정부의 행태를 매번 목격하면서도 이해하기 힘든 대목들입니다.

- 더구나 올해 현대차 임단협 교섭 과정에서 "노조 선거가 끝나면 새 집행부와 교섭할 수도 있다"는 언론보도가 나오고, 사측이 지부 대의원대회에 개입하려 했다는 정황이 담긴 문건이 발견되기도 했는데요. 때마침 고용노동부 장관과 대통령은 현대차지부 파업에 언급했습니다. 영 찜찜한 기분을 지울 수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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