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경수
금속노조
기아차지부
화성지회
사내하청분회장

기아자동차 비정규 노동자들의 염원인 정규직화 쟁취를 위해, 현대·기아 자본의 막무가내식 비정규직 탄압을 끝장내겠다는 각오로 단식투쟁을 전개한 지 11일이면 열흘이 됩니다.

기아차 비정규직 조합원들은 10일 정규직 조합원 동지들의 강력한 지지와 연대 속에 독자파업 투쟁을 전개했습니다. 정규직과 비정규 노동자들의 연대투쟁이야말로 현대·기아 자본의 탄압에 맞서 승리할 수 있는 가장 강력한 투쟁이 될 것입니다.

이 땅의 모든 비정규 노동자들과 열악한 노동환경 속에 피눈물을 흘리는 영세·중소규모 사업장 노동자들에게 민주노총은 든든한 벗이고 믿음직한 동지가 돼야 합니다. 민주노총의 무능하고 무기력한 모습에 절망하고 좌절하는 비정규 노동자들에게 이번 민주노총 임원선거는 너무나 중요합니다.

기존 비정규직 투쟁은 처음에는 독자적이고 강력한 선도투쟁을 하다가 탄압국면에서 무기력하게 소수의 활동가만 남는 경우, 또는 정규직노조에만 요구하고 의존하다가 결국 이도 저도 남지 않는 경우가 많이 있었습니다. 원·하청 공동투쟁을 조직하기도 참 어렵고, 그 속에서 비정규 노동자 스스로를 노조운동의 주체로 세워 나가는 것은 더욱 어려웠습니다.

하지만 이번 민주노총 임원선거에 출마한 채규정 위원장 후보가 현대차노조 전주공장 본부장 시절 진행한 원·하청 투쟁은 달랐습니다. 정규직노조 지도부가 직접 한 명 한 명의 비정규 노동자들을 만났습니다. 그들 스스로를 노동조합과 투쟁의 주체로 세워 나갔습니다. 사측의 탄압이 시작되자 끈질긴 원·하청 공동투쟁을 통해 끝내 비정규직노조의 깃발을 세웠습니다. 채규정 후보는 노동자들의 단결을 위해 정규직노조가 앞장서 비정규직 투쟁과 조직사업을 전개한 보기 드문 모범을 만들었습니다.

채규정 후보는 세 번의 해고와 세 번의 구속에도 굴함 없이 투쟁의 한길로 거침없이 달려온 진짜 노동자입니다. 많은 사람들이 상층의 높은 자리를 쫓아가려 할 때 묵묵히 현장을 지키며 투쟁을 멈추지 않아 온 투쟁하는 노동자입니다.

비정규 노동자들이 열악한 노동조건 개선을 위해 투쟁하고 있을 때 민주노총이 서 있어야 할 곳은 정동 사무실 책상머리가 아니라 투쟁의 현장이어야 합니다. 수많은 노동자들이 자본과 권력의 탄압에 희생되고, 종탑으로 철탑으로 올라가 투쟁하고 있을 때 민주노총은 강력한 파업투쟁으로 해답을 제시했어야 합니다.

더 이상 노동자들이 민주노총에 등 돌리지 않고 민주노총의 그늘막 안으로 들어와 도움을 청하고 함께 투쟁할 수 있도록 민주노총이 지켜 줘야 합니다.

김용욱 사무총장 후보는 현장에서 투쟁으로 잔뼈가 굵은 투쟁하는 동지입니다. 지금 우리 노동자들에게, 위기의 민주노총에 필요한 것은 위기를 설명하고 해설하는 이론가가 아니라 실천으로 말하고 투쟁으로 문제를 해결하는 실천가입니다.

김용욱 후보는 진실이 가려지고 처지가 곤궁할 때에도 타협하지 않고 물러서지 않았습니다. 상황이 반전되고 유리하다고 해서 큰소리로 상대를 제압하려고 하지 않았습니다. 철도노조 민주화의 산증인으로 두 번 이상의 해고와 징계를 불사하면서도 원칙을 저버리지 않았습니다. 진보정당운동이 위기에 빠지고 지탄받았을 때는 시류에 편승하지 않고 가장 앞줄에서 시련을 감수한 동지입니다.

노동운동 진영에는 온갖 좌우경적 편향이 만연해 있습니다. 정치세력화는 기회·출세주의로 변질됐습니다. 모두 원칙은 버리고 자신을 지키려 한 상층간부들로부터 비롯됐습니다.

채규정-김용욱 후보조야말로 노동계급의 원칙과 신념으로 무장해 투쟁하는 노동자들입니다. 갈 길을 잃고 표류하는 위기의 민주노총을 투쟁으로 복원시키고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가장 적합한 후보라고 생각합니다.

민주노총의 위기는 지도력의 위기입니다. 말로만 투쟁과 비정규직을 외치고, 상층간부들끼리 모여 회의하고 대책을 세우는 수준으로는 민주노총 위기돌파의 대안을 만들 수 없습니다. 직접 발로 뛰며 투쟁을 조직하고, 투쟁에 앞장서는 지도부가 필요합니다. 적당히 봉합하고 지도부 공백을 메우는 수준의 위원장이 아니라 민주노총을 재건한다는 심정으로 혁신적이고 과감한 사업을 전개하는 위원장이 필요한 때입니다.

저는 비정규직 운동을 노동운동의 새로운 기둥으로 세우기 위해 비정규직 조직화사업을 전면화하고 물러섬 없는 투쟁을 할 사람. 다시 민주노총을 1천500만 노동자의 희망으로 우뚝 세우기 위해 “갈 길을 간다”는 채규정-김용욱 후보조를 적극 지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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