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은성 기자

"삼성공화국 직원이 아니라 법에 보장된 인권과 노동권을 가진 대한민국 국민으로 살고 싶습니다."

위영일(43·사진) 금속노조 삼성전자서비스센터지회 준비위원회 위원장이 밝힌 지회 설립 추진 배경이다. 위영일 위원장은 2일 오전 금속노조 사무실에서 <매일노동뉴스>와 만나 "근로조건이 70년대에 머물러 있어 노동자들이 더 이상 잃을 게 없다"며 "삼성 안에서 계속 살아야 하는 두려움을 떨쳐내고 희망을 만들기 위해 튀어나온 것"이라고 말했다.

노조에 따르면 삼성전자서비스 신입사원의 평균 근속은 3개월이다. 경력이 반영되지 않는 최저임금 수준의 임금·12시간을 웃도는 장시간 노동·고객을 상대하는 감정노동으로 3개월을 버티지 못하는 실정이라고 한다. 부족한 인력은 기존 인력의 '멀티 업무'로 대신한다.

위 위원장은 "오랫동안 일한 분들은 '전문 기술자'라는 자부심으로 버티고 있는데 인력 부족으로 인해 각기 맡은 전문 영역을 넘어 모든 제품을 수리해야 한다"며 "이는 기술력 저하로 이어져 고객도 손해를 볼 수밖에 없는 구조"라고 전했다.

노동착취에 대한 노동자들의 반발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삼성전자서비스 부산동래센터의 경우 "근로기준법 준수"를 요구하며 2003년과 2008년 두 차례 일손을 놓은 적이 있다. 법을 지켜 달라는 이들의 요구는 지금도 유효하다.

그는 "근로기준법 위반을 비롯한 온갖 불법과 편법으로 노동자들의 고혈을 한 방울까지도 쥐어짜는 것이 삼성전자의 진짜 언굴"이라며 "삼성전자가 과거 시대처럼 노동자를 힘으로 짓밟으려 한다면 오판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노동자들이 오랫동안 억눌려 온 데다 생활이 밑바닥 수준이다 보니 지회 설립에 대한 호응이 뜨겁다"며 "이번 싸움은 단순한 근로조건 개선을 넘어 삼성공화국에 균열을 내는 정의와 불의의 싸움"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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