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보건의료노조가 29일 경상남도의 진주의료원 폐업 발표 직후 기자회견을 열고 진주의료원 재개원과 홍준표 도지사 퇴진을 위한 총력투쟁을 선포했다. 보건의료노조
경상남도가 103년 역사를 가진 진주의료원 폐업을 공식 발표했다. 기능전환에 대한 계획 없이 지방의료원이 폐업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보건의료노조(위원장 유지현)는 진주의료원 재개원과 홍준표 경남도지사 퇴진을 요구하는 총력투쟁을 선언했다.

경상남도는 29일 오전 경남도청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진주의료원을 유지하는 것은 도민의 혈세로 노조원의 배만 불려 주는 것”이라며 “누수 없는 복지확대를 위해 진주의료원을 폐업한다”고 주장했다.

박권범 진주의료원장 직무대행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경상남도와 도의회에서 수십 차례 경영개선을 요구했으나 자구노력은 전혀 없이 기득권만 유지하려는 노조원들의 모습에서 회생가능성이 없다고 판단했다”고 폐업 이유를 설명했다.

박 직무대행은 특히 지난달 23일 폐업을 한 달간 유보하고 진행된 노사 간 대화에 대해 “(노조 때문에) 일방적으로 중단됐다”며 책임을 노조에 떠넘겼다. 그는 “노사 간 대화를 통한 정상화 방안을 마련하려고 했지만 노조가 선언적 의미의 자료만 제출할 뿐 실질적 개선방안은 제시하지 않았다”며 “이달 14일 도지사와 직접 대화를 하겠다며 일방적으로 대화를 중단한 것도 폐업의 빌미를 제공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경상남도는 노조가 내놓은 흑자경영안에 대해서는 침묵했다. 노조는 58개 조항으로 이뤄진 방안을 내놓았다. 노조는 폐업 발표 직후 경남도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어떤 변명을 늘어 놓더라도 진주의료원 폐업은 공공의료 파괴의 신호탄이고, 환자건강권과 민주주의 말살일 뿐"이라고 비난했다. 노조는 "홍준표 도지사는 폐업으로 모든 것이 조용히 끝나기를 기대하겠지만, 공공병원을 팔아먹기 위한 행적을 똑똑히 기억하고 있는 국민들이 결코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며 "오늘부터 진주의료원 재개원과 홍준표 도지사 퇴진을 내걸고 범국민투쟁에 돌입한다"고 선언했다.

한편 홍준표 도지사는 이날 오후 경남도청 회의실에서 대도민 담화문을 발표했다. 그는 “진주의료원의 누적부채 279억원은 공공의료가 아니라 노조의 기득권 유지에 들어간 돈”이라며 “선출직인 제가 표만 의식한다면, 모른 척 지나가면 될 일이지만 이는 공직자의 도리가 아니다”며 폐업결정을 재확인했다.

경상남도는 이날 폐업 발표 직후 남은 진주의료원 직원 70여명에게 해고를 통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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