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 노동자의 곁을 지키고 있는 이들이 있다. 그들의 이름은 변호사.

민주노총 법률원과 오준호 작가가 지은 <노동자의 변호사들-대한민국을 뒤흔든 노동사건 10장면>(미지북스·사진)은 노동자의 곁을 지켜 온 노동변호사들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2002년 2월 민주노총 법률원이 설립됐다. 권두섭 변호사 등 4명의 변호사가 함께했다. 시작은 초라했지만 10년 남짓한 기간 동안 민주노총 법률원 외에도 금속노조 법률원·공공운수노조 법률원, 창원과 대전지역 법률원이 잇따라 설립됐다. 법률 조력을 필요로 하는 노동자들의 곁을 지켜 주는 든든한 울타리가 하나하나 자리를 잡아 간 것이다. 이들은 노동자의 권리를 되찾기 위해 법정의 투사가 되기를 마다하지 않았다.

그렇다면 노동변호사들이 달려간 노동현장에서는 무슨 일이 벌어졌을까. <노동자의 변호사들>은 10장면을 꼽았다. 첫 장면은 삼성반도체 백혈병 사건이다. 권두섭 변호사(공공운수노조 법률원장)는 감수의 말을 통해 “오늘도 하루가 멀다 하고 노동자들은 현장에서 사고로 사망하거나 소리 없이 병들어 가고 있다”며 “기업살인도 살인”이라고 강조했다. 지금도 5년이 넘도록 거대기업 삼성을 상대로 담당 변호사와 노무사들이 지치지 않고 싸우고 있다.

대표적인 비정규직 사건인 △홍익대 청소·경비 노동자 집단해고 사건 △재능교육 학습지교사 해고사건 △이랜드-뉴코아·KTX 여승무원·현대중공업 사내하청 사건도 이름을 올렸다. 권 변호사는 “노동관계의 모든 권한을 쥐고 있지만 책임지지 않는 재벌 대기업 원청의 민낯이 드러났다”고 고발했다.

이 밖에도 △쌍용차 정리해고 △철도노조 파업 △언론노조 파업과 MBC노조 파업 △KEC 파업과 타임오프·복수노조 창구단일화 △건설노조 공갈 협박죄 구속 △전교조 시국선언·정당후원이 <노동자들의 변호사들>이 꼽은 10개의 장면에 포함됐다.

한편 <노동자의 변호사들> 마지막 편에는 최규석 만화가가 그린 ‘변호사들’이란 만화작품이 담겨 있다. 만화를 통해 노동인권 최전선에 나선 변호사들의 고민을 엿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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