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 의보통합에 따른 국민건강보험공단 출범을 앞두고 경찰은 전면파업에 4일째 돌입해있던 사회보험노조(구 지역의보노조)에 1일 새벽 경찰병력을 투입해 농성 조합원을 전원 연행했다.
경찰은 이날 새벽 47분경 조합원이 노조원이 농성 중인 마포구 의료보험관리공단에 두대의 고가 사다리를 동원해 7층과 1층에 유리창을 깨며 동시에 진입하는 등 27개 중대 3,000여명을 일제히 투입했다. 이에 농성 조합원들은 7층에서 5, 6층으로 각각 대피하고, 노조사무실이 있는 15층에서도 바리케이트를 치며 저항했지만, 격렬한 대응을 하지 말라는 노조의 방침에 따라 물리적인 큰 충돌은 없었던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날 경찰은 새벽 4시10분경 지하, 15층에서 마지막까지 대피 중이던 농성 조합원 전원을 연행, 모두 1,606명의 조합원을 용산, 마포 등 서울 20개 경찰서에서 동원된 약 40여대의 호송차량에 나눠 태워 각각 분산 호송했다. 이 과정 중 경찰은 농성장의 여성조합원 290명은 즉각 귀가조치를 시키기도 했으나, 이들 조합원들은 밖에서 구호를 외치며 공권력 투입을 강하게 비난했다. 한편 진압 과정 중 한 조합원이 머리가 찢어지는 부상을 입었고, 대한매일의 ㅇ기자도 7층에서 떨어진 유리창에 머리를 맞아 구급차에 실려 긴급 호송되기도 했다.
또 경찰은 3시30분경 6층 등지에서 피해 있었던 박태영 이사장 등 임원 3명을 찾아내 경찰차로 대피시켰으며, 20분 뒤인 3시50분에는 김한상 노조 위원장을 경찰차에 따로 태워 연행했다. 이 과정에서 경찰은 노조원이 이사장을 1시간여동안 직접 감금했다고 밝혔다.
이날 경찰병력 투입에 대해 노조는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처사"라며 과도한 진압이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전면파업 이후 계속적인 교섭에서 박 이사장은 노조의 요구안에 전향적인 입장을 보이면서 교섭에 진전을 보이다가, 30일 저녁 막판에 △무쟁의 선언 △조합원 범위 축소를 노조에 요구하면서 팽팽한 입장차를 보이기 시작했다. 그러나 공단은 노조가 이사장 등 임원을 감금하고 있다며 이날 저녁 공권력 투입 요청에 경찰은 지난 24일 공단이 고소한 38명의 노조원에 대해 곧바로 체포영장을 발부하고, 새벽 대규모 병력을 투입한 것. 때문에 노조는 "건강보험공단 출범을 앞두고 노조의 파업에 부담을 느낀 나머지 무력진압을 한 것으로 보이나, 오히려 사태를 악화시킬 뿐"이라며 대책을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한편 지난 29일 롯데호텔에 이어 또다시 진행된 사회보험노조 경찰병력 투입에 대해 민주노총 등 노동계는 현 국면을 '신공안탄압'이라고 명백히 규정짓고, 강도높은 대정부 투쟁에 나서기로 했다. 민주노총의 한 관계자는 "이번 사회보험노조 파업 강경진압은 단지 롯데호텔만의 특수한 사항이 아닌 전반적인 공안국면으로의 전환을 분명히 보여준 예"라며 "민주노총 및 제사회시민단체은 이에 걸맞은 대정부 투쟁을 전개하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특히 롯데호텔, 사회보험노조 등 경찰이 빠르게 병력을 투입하고 각 시위현장에서도 강경대응을 하고 있는 현재, 당장 힐튼호텔, 스위스그랜드호텔, 경북대병원 등 체포영장이 발부된 사업장에도 공권력 투입이 임박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어 추이가 주목된다.
연윤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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