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가보훈처가 ‘임을 위한 행진곡’ 제창을 불허하면서 제33주년 5·18민주화운동 기념식이 반쪽 행사에 그치고, 일부 종편이 5·18 당시 북한 특수군이 광주에 투입됐다는 터무니없는 내용을 방송해 논란이 일고 있는데요.

- 역사왜곡에 대한 우려가 커졌기 때문일까요. 올해 국립5·18민주묘지를 찾은 참배객이 지난해보다 늘었다고 합니다. 특히 5·18민주화운동 진실을 알고자 하는 어린 학생들의 발걸음이 이어지고 있다는 소식인데요.

- 19일 국립5·18민주묘지관리사무소에 따르면 5·18 전야제가 열린 지난 17일 7만124명, 기념식이 거행된 18일에는 8만234명이 민주묘지를 참배하는 등 지난 1일부터 18일까지 25만4천387명이 민주묘지를 다녀갔다고 합니다.

- 지난해 5월1일부터 31일까지 26만4천174명이 다녀간 점을 감안하면, 올해는 지난해보다 참배객 규모가 더욱 늘어날 것으로 보이는데요. 지난 2010년에는 35만여명, 2011년 37만여명이 민주묘지를 참배했다고 하네요.

- 관리사무소측은 "올해는 기념식이 끝난 이후에도 참배 문의가 잇따르고 있다"며 "임을 위한 행진곡의 5·18기념곡 지정 여론이 관심으로 이어지고 있는 것 같다"고 설명했는데요. 내년에는 보다 많은 사람들이 5·18민주화운동의 정신을 지키는 길에 함께했으면 합니다.

'임을 위한 행진곡' 5·18 공식 기념곡 될까

- 이명박 정부 들어서부터 천덕꾸러기 취급을 받고 있는 '임을 위한 행진곡'을 5·18민주화운동 공식 기념곡으로 지정하는 법안이 나온다는 소식인데요.

- 홍종학 민주당 의원이 18일 '임을 위한 행진곡'을 기념곡으로 한다는 내용의 '5·18민주화운동 등에 관한 특별법' 개정을 추진하겠다고 밝혔습니다.

- 현재 5·18민주화운동 등에 관한 특별법에는 '정부는 5·18민주화운동 정신을 계승하는 기념사업을 추진해야 한다'는 내용만 있는데요. 이 조항에 '임을 위한 행진곡'을 기념곡으로 지정한다는 내용을 넣겠다는 겁니다. 강기정 의원이 대표발의한 '임을 위한 행진곡 5·18기념곡 지정 촉구 결의안'도 국회심사 중에 있습니다.

- 국회가 '임을 위한 행진곡' 사수에 나선 이유는 지난 이명박 정부 때부터 '임을 위한 행진곡'을 퇴출시키려는 시도가 계속됐기 때문인데요. 올해 5·18 기념식을 앞두고도 국가보훈처가 '임을 위한 행진곡' 대신 5·18 기념곡을 새로 만들겠다고 밝혀 논란을 빚었습니다.

- 이번 5·18 기념식에서 박근혜 대통령은 '임을 위한 행진곡' 합창이 시작되자 일어서긴 했지만 노래를 따라 부르진 않았는데요.

- 앞서 기념식에서 "국민통합"을 강조했던 박근혜 대통령이 '임을 위한 행진곡'을 함께 불렀다면 국민통합의 단초가 됐을 텐데 아쉬울 따름이네요.

대법원, 부부 사이 강간죄 인정 … 내친 김에 성폭력 전반에 대한 고민까지

- 정상적인 부부 사이에도 강간죄가 성립한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습니다.

- 대법원 전원합의체는 지난 16일 아내를 흉기로 위협해 세 차례 강제 성관계를 가진 혐의로 기소된 강아무개씨에게 징역 3년6개월과 정보공개 7년, 전자발찌 부착 10년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습니다. 이번 판결은 "실질적 부부관계가 유지될 때는 강제 성관계를 맺었다 해도 처벌할 수 없다"는 70년 대법원 판례를 변경한 것인데요.

- 재판부는 "강간죄의 대상인 부녀는 성년이든 미성년이든, 기혼이든 미혼이든 상관없이 여성을 가리킨다"며 "법률에 아내를 부녀에서 제외한다는 규정이 없는 만큼 아내도 강간죄의 대상에 포함된다고 봐야 한다"고 판단했습니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부부 강간죄를 인정하면 이혼 소송에 악용될 소지가 있고 부부관계 붕괴가 가속화된다는 우려를 나타내고 있는데요.

- 하지만 여성의 존엄성과 성적자기결정권·행복추구권을 존중해야 한다는 최근의 흐름을 막지는 못할 듯 보입니다. 이번 판결을 기점으로 성폭력 처벌에 대한 문제의식을 확장시켜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는데요. 동성 간 강간과 성폭력, 성폭력에 대한 입증 책임이 피해자에게 무거운 것 또한 보완해야 한다는 주장입니다.

- 이번 판결이 우리 사회의 잘못된 성인식과 성차별 문제까지 좀 더 깊이 고민하게 하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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