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도 명예도 남김없이 죽어간 사람들, 이름 없는 영정으로 저기 남았다. 흰 국화 몇 송이 거들었지만, 황천길은 그저 황망하다. 폭발하고 무너지고 침몰하던 사지에 내몰렸지만, 사고사에 그쳤다. 죽은 자가 많지만 죽인 자는 없으니 산재사망은 언제나 뜻밖의 불행한 일이었다. "산재사망은 살인이다"라며 노동계가 정명(正名)운동에 나선 이유다. 기업살인법의 다른 이름 '(가)산업재해범죄 단속 및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제정안'이 국회에서 발의될 예정이다. 책임 규명을 위한 법률이다. 구명(救命)을 위한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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