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기훈 기자

봄바람 살랑 불어 겨드랑이며 귓불이 간질간질. 훌쩍 떠나야 했지만 오후 1시까지 돌아가야 했기에 저들은 여의도 신데렐라. 꽃가지 바람 따라 흔들리고 봄볕 이렇게 눈부신데 왜 돌아가야만 하는지 알랑가몰라. 몰라, 알 수가 없어. 쌓이면 탈 날까 날리면 신 날까 그놈의 업무 스트레스. 봄볕 마침 좋다니 그래 오늘이다. 들썩들썩, 소풍 약속에 오전 11시37분부터 왜 이리 신 날까 몰라. 그 기분 우리 부장님 알랑가몰라. 심장이 바운스 바운스 두근대 들릴까 겁나. 도시락 싸들고 나서는데 거기 지금 한창이라는 벚나무 아래가 아니라면 또 어떤가. 마침 저기 빈자리, 돗자리 바닥 신세를 면해 격조가 높다. 그저 봄볕을 즐기고자 했으나 또한 피해야 했기에 고깔모자 고이 접어 나란히 쓰고 앉았다. 챙 넓은 하얀 모자 아니라면 또 어떤가. 봄이잖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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