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다친 건 아무 것도 아니죠. 조합원들이 너무 많이 다쳐 걱정입니다."

주안 사랑병원에 입원해있는 금속산업연맹 법률원 소속 박훈 변호사. 10일 경찰의 폭력진압 당시 그 역시 심하게 구타당해 결국 병원으로 실려오고 말았다. 그의 몸은 말이 아니었다. 온몸이 곤봉과 방패 자국이었다. 다행인 것은 초진에서 골반뼈에 이상이 있다는 진단이 나왔으나, 정밀검사 결과 큰 문제는 아니라고 했단다.

"작정하지 않고서는 그렇게 때릴수는 없죠. 책임자가 누구냐고 물어도 막무가내로 모른다고만 하더니, 결국 골목 하나만 남겨둔채 토끼몰이식으로 밀고 들어왔습니다."

경찰의 집단구타에서 그도 자유로울 수 없었다. 방패를 치켜 들어올리며 한차례 내려친 후 쓰러진 그를 군화발로 얼굴을 차고 곤봉과 방패로 온몸을 두들겨 패기 시작했다. 이때 한 경찰은 "너 잘 만났다. 네가 변호사면 다야? 이××야, 한번 죽어봐!"라고 했을 정도였다고 한다.

"개도 그렇게는 안 때립니다. 경찰이 아니라 깡패집단이지요."라며 그는 분을 삭이지 못했다.


"개도 그렇게는 안 때립니다."

"일반적으로 변호사는 점잖을 거라고 보지만, 저는 도저히 그럴 수 없었습니다. 인권과 정의의 사명감을 가져야 할 변호사가 법을 유린하는 현장을 어떻게 외면할 수 있습니까?"

그는 경찰의 노조사무실 출입 저지는 명백한 위법행위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회사가 노조사무실을 따로 만들었다고는 하나, 가보면 알겁니다. 그건 교도소입니다. 회사측의 억지와 강변일뿐이죠. 법원이 애초 가처분판결을 내릴 때는 원래의 노조사무실을 전제한 것이지, 그런식의 사무실을 얘기한 것은 아닙니다."

이어 그는 "전날 제게 한 경찰 고위간부는 '법보다 정권이 우선한다'고 말도 안되는 소리를 하더군요. 이게 무슨 의미냐고요? 정권의 의지는 GM 매각에 있다, 노조사무실 들어가는 것은 GM에 매각된 후 가라는 거나 다름없죠. 경찰, 정말 한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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