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 긴장으로 인해 원화가치가 하락하고 증권시장이 출렁거리는 등 '코리아 리스크'가 가시화되는 것으로 나타나자 청와대가 국내외 불안 심리를 차단하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증권시장 분석에 따르면 남북 긴장이 고조되던 지난달 6일부터 이달 9일까지 우리나라 유가증권시장에서 증발한 금액은 50조원이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남북 긴장에 가장 민감하게 반응한 것은 역시 외국 투자자였다. 최근 4주간 한국 증시에서 외국인의 순매도 규모는 약 28억달러(3조1천억원)를 넘어섰다. 외국 투자자들이 한국을 떠나면서 증시가 덩달아 하락하는 악순환 현상이 나타난 것이다.

박근혜 대통령이 11일 각국 주한상공회의소와 국내에 진출한 외국 투자기업 관계자들을 청와대에 불러 오찬 간담회를 가진 것은 이 같은 경제현상과 무관하지 않아 보인다.

간담회 자리에서 박 대통령은 "대한민국은 지난 60년간 북한의 도발과 위협 속에서도 눈부신 경제성장과 민주주의를 이뤄왔다"며 "과거에도 북한은 수차례 북한 체제를 유지하기 위해서 모든 것을 쏟아부어왔지만 현재 대한민국은 강력한 군사적 억지력을 바탕으로 미국·중국을 비롯한 국제사회와 긴밀히 공조하면서 철저히 대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박 대통령은 "앞으로도 여러분이 안심하고 투자하고, 또 기업활동을 할 수 있는 안정적인 환경을 만들어갈 것이라는 점을 자신 있게 말씀드린다"며 "외국인 투자기업이 활동하기 좋은 여건을 조성해 나갈 것"이라고 재차 강조했다.

이날 간담회 자리는 윤상직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을 비롯해 김장수 국가안보실장과 주철기 외교안보수석도 이례적으로 배석했다. 외국 투자자들에게 한반도 상황에 대해 너무 긴장하지 말라는 강력한 의사를 전달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한편 류길재 통일부 장관은 이날 발표한 성명에서 "개성공단 정상화는 대화를 통해 해결돼야 하며 이와 관련해 (북측이) 원하는 사안들을 논의하기 위해서라도 북한 당국은 대화의 장으로 나오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다만 류 장관은 이날 성명이 북한에 대한 공식 대화제의는 아니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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