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주의료원 휴·폐업 사태를 관망하던 보건복지부가 진주의료원과 경상남도를 방문해 경영정상화에 나서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홍준표 경남도지사가 "국고 지원" 등을 거론하면서 진주의료원 사태가 새로운 국면에 접어들지 관심이 모아진다.

10일 보건의료노조(위원장 유지현)에 따르면 이날 오전 9시께 진영 복지부장관이 이창희 진주시장과 함께 진주의료원을 전격 방문했다. 진 장관은 인사말을 통해 “진주의료원이 정상화돼 지방의료원으로서, 공공의료기관으로서 제 역할을 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방안을 찾기 위해 (서울에서) 내려왔다”며 “머리를 맞대고 정상화 방안을 찾아야 한다”고 밝혔다.

진 장관은 이어 진주의료원에 남아 있는 33명의 환자와 보호자를 만나고, 이들의 요구사항을 들었다. 노조 관계자는 “진영 장관이 유일한 폐쇄형 호스피스완화센터를 둘러보고 쾌적한 주변 환경과 현대화된 병원시설을 직접 체험하면서 '환자들이 입원하기 좋은 환경'이라고 말하기도 했다”고 전했다.

진 장관은 또 진주의료원 현장에 꾸려진 폐업저지 투쟁상황실을 방문해 유지현 위원장을 비롯한 노조 관계자들과 간담회를 가졌다.

진 장관은 "구조조정 거부", "강성노조" 등 홍 도지사의 발언과 관련해 노조의 설명을 듣고 “직접 와서 보니까 서류만으로 볼 때와 다르다는 것을 느꼈다”고 말하기도 했다. 진 장관은 노조 간담회를 마친 뒤 경남도청으로 장소를 옮겨 홍 도지사와 비공개 면담을 가졌다. 진 장관은 면담 후 "홍 도지사에게 구조조정 등 경영합리화를 통해 진주의료원을 정상화하는 방안을 찾아 달라고 했다"고 밝혔다.

홍 도지사는 “중앙정부가 예비비 등 500억원의 예산을 지원해 준다면 합리적인 해결방안을 찾을 수 있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홍 도지사가 전날 도정질의에서 “병원장과 노조의 대화를 지켜보겠다”고 밝힌 데 이어 정부 지원을 전제로 폐업 철회 가능성을 처음으로 언급한 것이다.

진 장관의 이날 방문은 복지부가 “지방자치에 관여할 수 없다”는 유보적인 태도에서 벗어나 사태 해결에 보다 적극적으로 관여하겠다는 의도를 밝힌 것으로 풀이된다. 진 장관은 진주의료원 방문을 위해 예정된 일정을 모두 취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노조는 성명을 내고 “진영 장관이 진주의료원 정상화 방안을 찾기 위해 현장을 방문한 것을 적극 환영한다”며 “홍 도지사는 휴·폐업 이전에 경영정상화 방안을 마련하라고 주문한 진 장관의 제안과 권고를 겸허하게 수용하라”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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