잇단 화화물질 누출사고로 논란을 일으킨 SK하이닉스청주공장이 또다시 사건을 축소하려한다는 의혹에 휩싸였다.

반도체노동자의 건강과 인권지킴이 반올림은 1일 성명을 내고 "하이닉스가 위험한 화학물질 노출사고에 대해 허위정보를 유포하며 시민들에게 안전하다는 거짓말을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하이닉스 청주공장에서는 지난달 22일 염소누출사고로 직원들이 대피하는 소동이 벌어졌다. 회사는 이를 소방당국에 신고하지 않았고, 제보를 접한 소방당국이 회사에 누출사실을 확인하자 그제야 시인했다. 사고가 발생한지 4시간이 지난 시점이었다. 회사는 지난달 28일에도 감광액이 누출됐다고 자진신고 했다. 하지만 사측은 "감광액은 유해화학물질이 아닌, 인화성이 있는 위험물질"이라며 "안전조치로 별다른 피해가 없었다"고 밝혔다.

이 같은 사측의 해명은 사실과 달랐다. 감광제는 벤젠이 포함된 독성물질이다. 이는 2009년 삼성전자·하이닉스·엠코리아 반도체 3사가 서울대산학협력단에 의뢰한 '반도체 사업장 위험성 평가 자문 조사'를 통해 처음 밝혀졌다. 조사에 따르면 삼성전자에서는 감광제 샘플 6개 모두에서 백혈병을 일으키는 발암물질 벤젠이 나왔고, 하이닉스에서는 4개 감광제 샘플 중 1개에서 벤젠이 나왔다. 서울행정법원도 삼성반도체노동자 고 황유미·이숙영씨의 백혈병 사망을 산재로 인정한 판결문에서 이러한 사실을 인정했다. 법원은 판결문을 통해 "감광제에서 백혈병 위험인자로 알려진 벤젠과 골수에 악영향을 미치는 2-메톡시에탄올이 검출됐다"며 감광제에 의한 노출을 산재인정 근거로 제시했다. 하이닉스가 감광제의 위험성을 알면서도 누출사고를 경미한 사고로 축소하기 위해 거짓말을 했다는 비판이 나온다.

반올림은 "하이닉스와 잘못된 보도를 낸 언론사들은 국민과 노동자에게 거짓정보를 낸 것에 대해 책임지고 시정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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