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기훈 기자

빨간 꽃 노란 꽃 신발 가득 피어도, 하얀 국화 하얀 상복 천막 안에 쌓여도, 따뜻한 봄바람이 불고 또 불어도 농성은 계속된다. 분풀이 불장난에 풀풀 재로 남아도, 가로정비과 철거반원 들이닥쳐도, 국정조사 굳은 약속 흐릿해져도, 돌고 돌아 농성은 이어진다. 녹슨 관절 철탑에서 삐걱대며 오늘 더 위태로운데 이제 또 봄이라고 한 발짝 봄 마중 나선 신발은 안전화다. 화분이다. 쓸모를 잃어 끝내 저리 쓰였다. 봄바람 불고 또 불어 거센들 빨간 꽃 노란 꽃 신발 가득 피어 이 거리에 안전하다. 농성이 돌고 돌아 다만 위태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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