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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0년대 식 노조탄압 A사, 기계반출 시도하며 고용불안 조장
최영주
공인노무사
(금속노조
경남법률원)

A사는 베어링용 강구와 베어링용 테이퍼롤러를 만든다. 노동자들이 100명도 안 되는데 한 해 매출액이 400억원이 넘고 영업이익이 50억원을 웃돈다. 중소기업치고는 경영규모가 크고, 생산하는 제품도 동종업종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매우 높은 회사다. 베어링용 강구는 일종의 쇠구슬이다. 종류가 다양한데 주로 완성자동차 부품에 많이 쓰이고, 기계나 가전제품에도 쓰이는 제품이다. A사가 만드는 제품은 완성차·기계의 품질이나 안전에 중대한 영향을 준다.

그런데 A사가 6년여 동안 200억원대에서 700억원대로 자산규모를 키우고, 매출과 영업이익을 두 배로 늘리는 동안 노조원들은 2년간 임금동결, 나머지 4년은 4만~5만원대 임금인상을 했다.

A사 노동자들은 주야 2교대로 근무한다. 종전에는 60~70명이 현장노동자였는데 구조조정·자연감원 등으로 지금은 40여명 정도만 현장에서 일한다. 3~4년 전에 비해 노동강도가 매우 강화됐다.

A사 노동자들은 1일 근로시간 11시간 이상, 1주 근로시간 80시간 이상을 근무하면서 한 달에 정상근무 180시간, 연장·휴일근로시간 150시간 정도를 일했다. 그 정도의 장시간 노동을 해야 월급여를 어느 정도 맞출 수 있었다. A사 대표는 현장노동자들을 비인격적으로 대우했다고 한다. 명절이나 회사 창립일에 선물을 준 적이 거의 없을 정도다.

노조가 없었던 게 아니다. 그러나 A사 대표가 노조를 너무 싫어했다. 임금인상이나 교섭 때만 되면 고용불안을 조장하거나 꼬투리를 잡아 임금을 동결시키거나 최소 인상에 머무르게 만들었다.

하지만 그것으로도 부족했던 모양이다. A사 대표는 여기에 더해 "앞으로 계속해서 원청업체보다 1% 적은 임금인상을 하고, 이를 회사에 위임한다"는 내용에 동의하라고 노조를 압박했다. 이에 동의하지 않으면 절반 정도의 지분을 갖고 있는 다른 회사에 기계 등을 반출하겠다고 위협했다. 노조가 이에 반발하며 특별단체교섭을 요청하다 조정신청을 하자 이번에는 조정신청을 이유로 위원장 등 노조간부 4명을 해고하고, 2명을 징계했다.

게다가 A사는 해고된 노조간부들을 정문 밖으로 쫓아냈다. "민주노총 가입하면 폐업한다"고 조합원 가족들을 겁박했다. 이어 노조간부들의 호봉승급을 누락했고, 민주노총 가입철회 동의서명을 강요했다. 일부 조합원에게 "노조위원장을 하면 급여를 더 주겠다"고 회유하기도 했다. 노조 운영에 지배·개입하는 부당노동행위를 자행한 것이다. 전형적인 70년대 식 노조탄압이다.

A사는 그렇게 노조를 탄압해 왔다. 그때마다 노동자들은 속는 셈 치고 회사와 타협하며 일해 왔는데, 이번에는 조합원들이 "차라리 공장문을 닫는 한이 있더라도 이렇게는 못살겠다"며 회사의 압박에 동요하지 않고 오히려 단결된 모습을 보였다.

A사는 조합원이 있는 공장에서 생산하던 제품을 사실상 같은 경영진이 운영하는 제3의 회사에서 생산하려는 목적으로 10% 정도의 기계를 반출하고 생산물량을 줄였다. 사실상 위장폐업으로 볼 수 있다. 다행히 해고 건은 노동위원회에서 부당해고 및 부당노동행위 판정을 받았다. 법원도 "부당노동행위에 해당할 수 있다"며 기계반출과 관련한 A사의 가처분 신청을 기각했다.

그럼에도 A사는 여전히 기계반출 시도를 멈추지 않고 있다. 또 복직명령을 받은 노조간부를 복직시키지 않고 있다.

그러던 중 노조는 상급단체를 민주노총으로 결정하고, 금속노조 지회로 조직형태를 변경했다. 조합원들은 회사의 압박에도 5개월째 철야농성을 하고, 휴일에 공장에 나오는 등 별다른 동요를 보이지 않고 있다.

A사는 기계를 반출해 제3의 회사로 가져가려고 법원에 소송을 두 건이나 제기한 상태다. 노조탄압을 목적으로 기계반출을 밀어붙이는 것도 문제지만, 그 공장에서 생산된 제품의 품질도 보장할 수 없는 상황이다. 품질 저하는 곧 완성차 생산과 안전에 지대한 영향을 미친다. 언론에서도 여러 차례 관련보도를 통해 문제의 심각성을 지적하기도 했다.

A사 지회는 조합원들의 고용안정, 일자리를 지키고 인간다운 대우를 받고자 투쟁하고 있지만 더불어 인증된 제품을 완성차부품으로 납품해 공공의 이익을 도모하는 일도 중요한 과제로 여기고 있다.

A사는 지금이라도 생각을 바꿔야 한다. 노조가 없는 곳, 노조가 힘을 못 쓰는 회사는 없다. 노조는 언제라도 생기기 마련이다. 노동자들은 언제라도 단결할 것이다. A사는 금속노조와 교섭·대화를 통해 합리적으로 노사관계를 구축해야 한다.

최영주  labortod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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