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4일은 노회찬 진보정의당 의원의 이른바 ‘안기부 X파일’ 사건의 재상고심(대법원) 선고가 예정돼 있는 날입니다. 노 의원에게는 운명의 날인 셈인데요.

- 대법원은 2011년 5월 삼성그룹이 고위 검찰간부들에게 정기적으로 ‘떡값’을 제공해 왔다고 노 의원이 17대 국회에서 인터넷상으로 공개한 것을 통신비밀보호법 위반으로 유죄취지로 파기환송한 바 있습니다. 이어 같은 해 10월 파기환송심에서는 노 의원에게 징역 4월에 집행유예 1년 및 자격정지 1년을 선고했지요. 이에 대해 노 의원이 재상고해서 14일 재상고심을 앞두게 된 것인데요.

- 하지만 노 의원의 안기부 X파일 폭로는 무죄라는 목소리가 높습니다. 노 의원이 기업과 검찰·언론기관의 유착관계를 폭로하고 검찰의 수사를 촉구하기 위해 국회의원회관에서 기자들에게 보도자료를 배포하고 그 보도자료를 인터넷 홈페이지에 게재한 것은 17대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위원으로서 행한 의정활동의 일환이란 주장입니다.

- 참여연대는 13일 논평을 통해 “인터넷을 통한 의정활동 공개는 일반적 추세인데도 대법원은 홈페이지에 보도자료를 게재한 행위를 면책특권의 대상이 되는 의정활동에서 따로 떼어내서 유죄를 선고했다”며 “유죄를 만들기 위한 견강부회가 아닐 수 없다”고 주장했습니다.

- 현재 국회에서는 이 사건에 적용된 징역형만 있는 통신비밀보호법상의 법정형에 문제가 있다고 여야 공감대가 형성돼 법 개정 절차가 진행 중에 있습니다. 159명의 여야 의원이 대법원의 선고 연기를 탄원한 것도 같은 맥락입니다. 대법원이 이들의 목소리에 진지하게 답해야 하지 않을까요.

국가로부터 방치된 소방직, 아까운 목숨만…

- 화재현장에서 부상자 응급처치를 전담하는 소방 구급대원이 화재진압과 인명구조에 나섰다가 순직한 사건이 벌어졌는데요. 화재진압을 할 소방관이 부족한 상황을 보다 못해 나섰다가 변을 당했다고 합니다.

- 경기도 포천시 가산 119소방센터 윤영수 소방교는 13일 새벽 가산면 금현리 플라스틱 공장에서 불이 나자 구급대원으로 출동을 했는데요. 불을 끌 소방인력이 부족하자 화재진화에 나섰던 윤 소방교는 불이 꺼진 후에도 잔해 수색에 나섰다가 무너진 창고건물 벽에 깔려 숨졌습니다.

- 이번 순직사건처럼 화재현장에 타 부서 인력이 투입되는 일은 다반사라고 하는데요. 소방인력이 턱없이 부족하기 때문입니다. 이런 열악한 상황이 만들어진 것은 지방자치단체와 정부 간 ‘책임 떠넘기기’ 때문이라는 분석인데요.

- 지난해 소방업무가 지자체로 이양되면서 지자체는 예산을 이유로 인력확충에 소극적이고, 정부는 지자체 사무라는 이유로 지원을 꺼리면서 인력난이 가중되는 현실입니다. 정부가 필수적인 소방인력과 장비예산을 지원하거나, 아예 소방직을 국가직으로 전환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은 것도 이 같은 이유 때문인데요.

- 열악한 근무환경에서도 목숨 걸고 근무하는 소방관에 대해 국가가 책임지는 자세를 보여야 하지 않을까 싶네요.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국민연금 직원 기금운용 자료 외부 유출 파문

- 국민연금에 대한 국민의 불신으로 탈퇴·폐지 운동이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국민연금공단 직원이 기금운용 계획이 담긴 자료를 민간 자산운용사에 유출한 것으로 밝혀져 논란이 되고 있습니다.

- 13일 업계에 따르면 국민연금공단 직원 A씨는 지난해 초 한 자산운용사 대표 B씨에게 연금 자산배분 내용을 담은 대외비 자료를 유출했는데요. B씨는 국민연금공단 간부 출신으로 지난해 초 해당 자산운용사 대표이사로 취임했습니다.

- A씨는 B씨가 국민연금에 재직할 당시 부하직원으로 근무했던 것으로 전해졌는데요. A씨가 넘긴 자료에는 국민연금 기금의 중장기 자산 포트폴리오 변화 계획 등이 담겨 있었다고 합니다.

- 국민연금은 세계 4대 연금으로 꼽힐 만큼 시장에 절대적인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어 이 같은 자료는 외부에 알려져서는 안 되는 극비자료입니다. 이 자료를 입수한 자산운용사는 손쉽게 부당이득을 챙길 수 있고, 국민연금의 위탁자산운용사로 선정되는 데 유리한 고지를 차지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 아무도 어떻게 운영되는지 모르는 국민연금에 대한 국민의 불신이 이번 사건으로 인해 더 커질 것 같아 우려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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