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화물연대본부

"지난 10년의 역사를 교훈 삼아 새로운 10년의 희망을 만들기 위해 올해를 노동기본권과 표준운임제를 법제화하는 원년으로 만들겠습니다."

이봉주(51·사진) 공공운수노조 화물연대본부 본부장이 밝힌 활동 목표다. 이 본부장은 지난 8일 오전 서울 대림동 본부사무실에서 <매일노동뉴스>와 만나 "조합원들의 신뢰를 받는 강력하고 당당한 지도부를 건설해 새롭게 도약하는 화물연대를 만드는 주춧돌을 놓겠다"고 말했다.

이 본부장은 지난달 19일부터 27일까지 경선으로 진행된 6기 임원선거에서 조합원들로부터 54.7%의 지지를 얻어 당선됐다. 임기는 이달 4일부터 2년이다. 83년부터 화물노동자로 살았다는 이 본부장은 화물연대본부 설립멤버다. 2007년부터 서울경기지부장을 지냈다.

"인간으로 인정받는 데 10년 걸려"

"화물노동자는 혼자 일하는 작업특성상 친구가 없습니다. 연대가 힘들다 보니 고속도로 휴게소 직원 등 같은 노동자들조차 우리를 벌레 보듯 합니다. 샤워실은 돼지우리와 같았죠. 지금은 본부 스티커나 배지가 있으면 우리를 무시하지 않아요. 휴게소에서는 화물노동자를 위한 별도의 예절교육을 시킬 정도입니다. 화물노동자가 인격과 감정이 있는 '인간'으로 인정받는 데 10년이 걸렸네요."

이 본부장은 "지난 10년의 역사가 자랑스럽다"고 했다. 하지만 풀어야 할 과제가 적지 않다. 화물노동자들의 요구는 10년째 되풀이되고 있다. 최소수입을 보장하는 표준운임제 법제화와 노동기본권 확보다. 미국 ·일본·프랑스 등 선진국에서는 이미 표준운임제를 실시하고 있다.

근본적인 문제가 풀리지 않으면 화물노동자들의 파업은 반복될 수밖에 없다. 게다가 투쟁의 성과가 더딘 데 반해 화물연대본부 조합원 탈퇴를 위한 정부와 화주의 압박은 거세지고 있다. 이 본부장이 전략조직화 사업과 화물연대 혁신에 주목하는 이유다.

"조직력 강화 위해 화물연대 혁신 절실"

그는 “조합원들이 이명박 정권을 지나면서 많이 지치고 지도부와의 소통이 원활하지 않으면서 새 희망을 찾지 못하는 실정”이라며 “가장 먼저 전략조직화 사업단을 구성해 지역과 본부의 유기적 소통을 강화하고 지도부에 대한 신뢰를 회복하는 데 주력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지난해 6월 파업을 통해 표준운임제 법제화에 대해 민주통합당이 처음으로 당론으로 채택하고 사회적 의제화를 이뤄 낸 만큼 조직력과 투쟁력을 배가해 본부장 임기 안에 법안을 통과시킬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이 본부장은 조직력 강화를 위해 △지부별 맞춤형·생활밀착형 복지를 위한 고충처리실 운영 △지부와 지회의 일상적 순회 △조합원·간부 역량 향상을 위한 화물노동교실 개설 및 소식지 발간을 약속했다.

이와 함께 지입제와 다단계 하청구조 등 화물시장의 구조적 문제를 하나씩 바꿔 나가야 한다. 이 본부장은 "중장기적인 관점으로 바라보고 가야 할 큰 싸움과 소소한 일상을 개선하는 작은 싸움을 분리해 사소한 성과라도 조합원들이 피부로 느낄 수 있도록 하겠다"며 "성과를 현장에 안착시켜 화물연대본부 조합원으로서 자긍심을 되찾게 해 주고 싶다"고 말했다.

"새로운 10년, 재도약 주춧돌 놓겠다"

이 본부장은 초심을 강조했다. 그는 "소통을 통한 수평적 단결로 화물연대의 새로운 10년을 위해 재도약을 준비해야 하는 중요한 시기"라며 "조합원과 간부 모두가 초심으로 돌아가 하나로 마음을 모으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조합원이 주인 되는 화물연대본부를 만들기 위해 말보다는 행동으로 실천하고 투쟁에 대해 책임지는 지도부가 되겠다"며 "임기를 마치고 화물노동자로 현장에 돌아갔을 때 조합원들에게 부끄럽지 않은 본부장이 되고 싶다"는 바람을 전했다.

저작권자 © 매일노동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