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sc제일은행지부

금융노조 SC제일은행지부는 지난 2011년 하반기에 파업을 벌였다. 사측의 개인 성과급제 도입과 후선발령 제도 확대를 저지하기 위해서였다. 파업은 여론 악화에 밀려 65일 만에 중단됐지만 노사갈등은 여전했다.

노사는 지난해 노사협의회에서 관련 논의를 진행했다. 지난해 10월 시작된 보충교섭에서도 성과급제 도입과 후선발령 제도 확대가 안건으로 제시됐다. 은행측은 임금인상분을 개인별로 차등해 지급하겠다는 희한한 제안을 했다. 지부는 강력히 반발했다. 사측은 100여일 이상 지속된 교섭 끝에 기존 계획을 철회했다.

서성학(47·사진) 지부 위원장은 11일 <매일노동뉴스>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은행권 최장기 파업의 아픔이 교섭 과정에서 상당 부분 해소됐다"며 "은행이 노조를 상생의 파트너로 인정한 것"이라고 말했다.

- 임금 차등인상을 철회시켰는데.

"지부가 결코 수용할 수 없는 요구안이었다. 연봉제와 개인 성과급제로 가는 길목으로 인식했다. 노조의 강력한 반발과 설득으로 결국 계획 철회를 이끌어 냈다. 3.3% 일괄 인상은 물론이고 5단계 평가 등급 중 1·2등급에게 각각 1%와 0.5%를 추가로 인상한다. 산별합의 수준을 뛰어넘는 것이다. 만족한다."

- 후선발령 제도 확산을 막은 것인가.

"후선발령 제도는 과거 파업 돌입의 직접적인 이유가 됐던 사안이었다. 이번 교섭에서 논의 자체를 하지 않기로 약속받았다. 호봉제를 유지하고 급여체계를 단순화한 것도 성과라고 생각한다. 예컨대 미혼자들을 대상으로 가족수당(5만원)이 신설됐다. 급여체계가 단순화하면서 가족수당이 통상임금으로 포함된다. 급여 상승효과가 상당할 것이다."

- 무기계약직 처우개선이 눈에 띈다.

"지난해 무기계약직이 노조에 가입한 데 이어 이번 합의로 무기계약직 조합원 2명이 노조 상임·비상임 간부로 활동한다. 무기계약직 조합비 자동납부가 시행된다. 이들에게 자녀 학자금이 고등학교까지 지원된다. 향후 대학교 학자금 지원까지 이뤄 내면 정규직·무기계약직 복지가 정확히 통일된다."

- 사측의 태도가 전향적으로 돌아선 이유는.

"현 집행부가 출범하면서 형성해 온 노사관계가 만족할 만한 합의의 이유인 것 같다. 은행장이 경영진 모임에서 교섭 결과를 설명하면서 '노조를 믿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고 한다. 은행이 노조를 상생의 파트너로 인정해 그동안의 요구에서 한발 물러선 것이 아닐까 싶다. 2011년 장기 파업을 초래했던 여러 쟁점이 이번 교섭에서 해소됐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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