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근로자공제회 이사장 선출을 두고 정부와 노동계가 갈등을 빚고 있는 가운데 공제회가 17일 이사회를 개최한다. 공제회는 이날 오전 서울 강남구 역삼동 공제회에서 이사회를 열고 신임 이사장 선출 안건을 다룬다. 이사장 임명을 두고 청와대 낙하산 인사 논란이 불거진 뒤 다섯 번째 열리는 이사회다.

공제회는 이날 이사회에서 이진규 전 청와대 정무기획비서관과 이정식 한국노총 중앙연구원장을 후보로 놓고 표대결을 벌인다.

16일 공제회와 노동계 관계자들의 말을 종합하면 표결에 들어갈 경우 이 전 비서관의 임명이 유력하다. 이달 3일 열린 이사회에서는 12명의 이사 중 1명이 불참, 투표권을 가진 10명의 이사가 참여해 5대 5 동수가 나와 이사장을 선출하지 못했다. 그런 가운데 강팔문 전 공제회 이사장이 4일 돌연 사퇴하면서 균형추가 기울었다. 최근 고용노동부 고위관계자가 이사들을 상대로 설득작업을 벌인 것으로 전해졌다. 노동부도 이 전 비서관의 이사장 임명을 자신하고 있다.

하지만 이사회 개최가 순탄하지는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낙하산 인사를 반대해 온 건설노조가 이사회 개회를 저지하기로 내부방침을 정하고 실력행사를 예고했기 때문이다. 이사회가 열리더라도 이사들끼리 격론이 벌어지면서 표결처리가 연기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만약 이날 이사회에서도 이 전 비서관이 이사장에 임명되지 못할 경우 역풍이 만만치 않을 것으로 보인다. 조만간 박근혜 정부 내각이 구성되면 이명박 정권의 인사권은 사실상 종료된다. 이명박 정권이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기간 내에 공제회가 다시 이사회를 열기에는 시간적 여유가 부족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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