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근로자공제회 이사장 낙하산 인사 논란의 배후로 김명식 청와대 인사기획관이 지목됐다.

건설산업연맹(위원장권한대행 이용대)은 14일 오전 서울 삼청동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공제회 이사장에 이진규 전 청와대 기획비서관을 내정한 사람은 김명식 기획관"이라고 주장했다. 김 기획관은 '영포라인', '왕차관' 등으로 불렸던 박영준 전 지식경제부 차관과 가까운 사이로 알려진 인물이다.

연맹은 국토해양부 출신이 관행적으로 맡던 공제회 이사장 자리에 청와대 인사가 내정됐다는 소문을 들은 뒤 그 배경을 수소문했다. 연맹 관계자는 "이 전 비서관이 공제회 업무와 관련한 경력이 전무함에도 불구하고 노동부에서 임명을 강하게 밀어붙였던 것도 의심을 키운 원인"이라고 말했다.

연맹에 따르면 복수의 새누리당 관계자들이 김 기획관을 낙하산 인사를 주도하는 인물로 꼽았다. 이사장에 내정된 이 전 비서관이 박근혜 대통령 당선자와 이명박 대통령 사이를 오갔던 전력이 있어 새누리당 일부에서 반발의 목소리가 나오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병렬 전 한나라당 대표 보좌관을 지낸 이 전 비서관은 지난 2007년 6월 최 전 대표가 당내 경선에 나선 박근혜 대선 예비후보 지지를 선언하면서 박근혜 당선자측과 가까워진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이명박 후보가 대통령에 당선된 뒤에는 줄곧 청와대에서 일했다.

공제회 관계자에 따르면 최근 낙하산 인사 논란이 불거지며 '이명박 정부 사람이 박근혜 정부에 일해서 되겠느냐'는 우려가 나오자 이 전 비서관은 공제회 이사회에 참석해 박 당선자측과의 인연을 강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용대 위원장권한대행은 "이명박 정부가 건설노동자의 퇴직금으로 자기 식구 밥줄 챙기기를 하고 있다"며 "비전문가에 대한 인사가 단행될 경우 출근저지 투쟁을 전개할 것"이라고 말했다. 공제회는 17일 이사회를 열고 새 이사장을 선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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