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독립경영 보장을 두고 강하게 부딪혔던 금융노조 외환은행지부(위원장 김기철)와 하나금융지주가 정초부터 또다시 불협화음을 내고 있다.

지부는 “최근 하나금융지주가 신년행사에 외환은행 직원을 대거 동원하려는 등 독립경영을 침해하려고 해 대책 마련에 고심 중”이라고 9일 밝혔다. 지부에 따르면 하나금융지주는 지난 5일 서울시 방이동 올림픽체조경기장에서 하나은행·하나대투증권·하나SK카드·외환은행·외환캐피탈·외환선물 등 자회사 직원과 임원을 동원한 가운데 ‘출발 2013’ 행사를 개최했다.

지부가 반발한 이유는 하나금융지주가 행사를 준비하며 외환은행에 “직원 2천명을 동원하라”는 지침을 내렸기 때문이다. 지부는 “하나금융지주가 하나은행측엔 8천명, 외환은행엔 2천명을 배정하고 행사를 준비했다”며 “일부 영업점장 등의 충성경쟁으로 조합원들이 주말행사에 강제로 동원되는 등 큰 불편을 겪을 뻔했다”고 설명했다.

지부는 하나금융지주의 강압적인 행사참여 요구를 독립경영을 침해하는 행위로 보고 분회장 등에게 공문을 통해 “조합원들이 비자발적으로 행사에 동원되는 일을 저지하라”고 통보했다. 그 결과 실제 행사에는 소수의 외환은행 직원과 임원·지점장만이 참석한 것으로 전해졌다.

지부는 지난해 2월부터 외환-하나은행 IT 통합과 하계근무복 통일 문제로 하나금융지주와 갈등을 겪어 왔다. 지부 관계자는 “두 달 전 지주사가 IT 통합운영 계획을 철회하면서 독립경영을 재보장했지만 이후에도 문제가 끊이지 않고 있는 상황”이라며 “독립경영을 뒤흔드는 행위가 지속될 경우 언제든지 투쟁국면으로 전환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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